(이슈돋보기)대규모 원전 수주..테마주로 뜨나

by유환구 기자
2009.12.28 08:55:56

컨소시엄 참여업체 두산중·현대건설 등 `유망`
한전은 평가 갈려..자회사 및 부품업체도 주목해야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했다는 소식은 주식시장에도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계약 금약이 약 10년간 총 47조원에 달할 만큼 단일 수출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데다 원전이 거대 장치산업인만큼 산업계 전반에 미칠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과 관련된 업종들이 강력한 테마를 형성해 IT와 자동차업종을 대체하는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수혜 규모나 영향을 어느 정도로 추산할 수 있을까. 우선 계약 내용부터 면밀히 따져보자.

이번 원전 수주는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 건설하고 준공, 운영 지원까지 포함하는 원전 플랜트 일괄수출 계약이다. 원전 설계와 건설 부문 계약금액이 약 200억달러에 이른다. 건설 후 연료 공급, 기기 교체, 폐기물 처리 등 원전 운영부문이 약 200억달러 규모로 총 400억달러(47조원)짜리 사업이다.

정부측 집계에 따르면 이는 NF쏘나타 100만대 또는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 수출과 맞먹으며 10년간 11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

한전 컨소시엄은 1호기를 오는 2017년 5월에 준공한 뒤 해마다 발전소를 하나씩 건설해 2020년 5월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컨소시엄에는 한국전력 주도하에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웨스팅하우스, 도시바 등이 참여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두산중공업(034020)을 수혜 영(0)순위로 꼽는다. 지난주 계약 가능성이 전해진 뒤 두산중공업 주가가 가장 높이 치솟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한전에 원전 주기기를 독점 납품하는 업체다. 원전 공사 시 시공업체에 20~25%, 기자재 업체에 65~70%, 설계 업체 등에 10~15% 발주되는 점을 고려할때 기자재 업체 두산중공업의 수혜 규모가 가장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기 수주에 따른 순익 증가분은 내년 예상순이익의 5% 수준"이라며 "두산중공업이 오는 2020년까지 UAE 원전 14기 모두를 수주한다면 매년 900억원 정도 순이익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2010년 예상순이익의 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업체인 현대건설(000720)과 삼성물산(000830)의 수혜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두 업체는 시공 지분을 각각 55대 45 로 갖고 있다. 증권사들은 업종 최선호주로 끌어올리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전 건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100억 달러와 관련해서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수주규모는 각각 1조3000억원, 1조1000억원, 3조5000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폐기물 처리장 및 기타 인프라 관련 투자비용 100억달러와 관련해 아직 불확실하지만 두 업체가 약 30~40% 수주를 이룬다면 향후 10 년간 각각 최소 1조6000억원과 1조3000억원 추가 매출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계약을 주도한 한국전력(015760)의 경우 직접적인 매출 영향보다 장기적인 성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 연구원은 "그는 "해외 원전수주에 따른 한전 수익은 단순 수수료(커미션) 또는 운영수익 등으로 아직 UAE 원전의 구체적인 조건들이 제시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산출하기 어렵다"며 "한전이 수주를 위해 수익을 희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만의 예상수익은 자문수수료 범위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며 "큰 돈이 되는 원전 운영 발생 수익이 없다면 직접적인 실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 연구원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전이 향후 한국 수주 해외원전의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면 사업영역 확대와 국내보다 높은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전 자회사 중에는 원자력발전 설계를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전기술(052690)이 주목받고 있다. 한전기술은 이번 원전수주로 총 8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공사기간 동안 계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원전 수주시 총 공사비의 7% 내외를 설계 매출로 계상한데 따른 것이다.

원전 관련 부속기기와 부품류 제조업체 수혜를 예상하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김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열교환기, 베셀(Vessel)류 등의 수요발생으로 인해 이 분야의 기술경쟁력과 납품실적을 보유한 비에이치아이(083650)와 티에스엠텍(066350), S&TC(100840)등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파이핑에 소요되는 고부가 상품인 원전용 피팅의 매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태광(023160)과 성광벤드(014620) 수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