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주 기자
2021.04.13 06:11:01
[이젠 '흔한' 마약國]②SNS서 마약 관련 은어 검색하면 판매상 '주르륵'
지난해 마약사범 1만2000여명…젊은층서 급증
"인터넷 통한 구매 쉬워져 마약사범 늘어난 듯"
[이데일리 박기주 공지유 기자] “입금하시면 좌표 알려드립니다. 품질 좋아요.”
기자가 직접 마약 판매자와 나눈 대화 중 일부다. 평범한 시민이 마약과 접촉하는 방법, 몇번의 검색과 채팅 몇 마디면 충분했다. 과거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을 자랑처럼 했던 우리나라지만, 이젠 옛말에 불과하게 됐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해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자 젊은 층의 마약사범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마약에 손을 대는 10대도 급증세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너무 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마약을 구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대마초와 필로폰 등을 의미하는 은어가 무엇인지 검색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색하자 이를 판매한다는 광고 문구를 쉽게 찾아을 수 있었다.
기자가 광고에서 유도한 텔레그램 ID를 통해 “대마초를 구매하고 싶다”고 묻자 해당 판매상은 “현재 대량밖에 거래가 안 된다. 110그램(g)에 500만원”이라며 즉각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주위에 조금씩 나눠주면(되팔면) 비싼 건 아니다”라며 재판매를 부추겼다.
이어 “필로폰도 바로 살 수 있는지, 그건 좀 무섭지 않느냐”는 물음에 판매상은 “소량은 집중력, 행복감이 상승된다”며 투약을 권하기도 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내에 마약의 g당 가격표까지 버젓이 올려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미리 ‘드랍(가져다 놓았다는 의미)’한 후 입금이 확인되면 드랍한 장소를 알려줘 이를 가져가도록 하는 방식의 수법을 주로 쓴다. 이 역시 수사기관의 함정수사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또 다른 판매상은 “직거래는 절대 하지 않는다”며 대면 접촉을 꺼렸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일당이 경찰에게 적발되는 일도 많아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A씨와 B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마약 판매 채널을 통해 필로폰을 판매했고,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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