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방크 4천억 달러 메가딜 초읽기…ARM 엔디비아로 가나
by방성훈 기자
2020.09.13 10:12:41
WSJ·FT “400억달러에 매각…80억달러 차익”
이르면 내주 초 결론…소프트뱅크 자금난에 숨통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반도체 설계·제조업체 엔비디아가 진행하고 있는 영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제조업체 ‘암(ARM)’ 매각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암과 엔비디아는 지난 몇 주 동안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르면 다음주 초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현재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 자금을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대금은 400억달러(한화 약 47조 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암은 영국의 GPU 설계·제조업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를 디자인하는 회사다. 현재 전 세계에 보급된 대부분의 스마트폰 AP를 사실상 독점 설계하고 있다. 또 GPU 칩 부문에선 업계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암을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비전펀드를 통해 진행해오던 투자가 연이어 실패하며 소프트뱅크는 역대 최악의 자금난을 겪게 됐고 결국 4년 만에 암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현재 ARM 지분 75%는 소프트뱅크가, 25%는 자회사 비전펀드가 갖고 있다. 매각에 성공하면 소프트뱅크는 80억달러 차익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소프트뱅크에게는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번 매각은 올해 벌어진 인수·합병(M&A)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반도체 기업 M&A 중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암을 품고 나면 대형 반도체 설계·제조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미국 증시의 IT 등 기업 주식에 40억달러를 투자해 최근 기술주 하락에 따른 위험 손실에 노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험 손실 노출 규모는 약 500억달러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