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VR까지…편의점업계 화두는 '더 스마트하게'

by함지현 기자
2018.03.21 06:00:00

이마트24, 올해 IT기술 접목 ''미래형 편의점'' 연구 계획
GS리테일, VR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돌파구 마련 고민
CU·GS25, AI·VR 도입…업무 효율성↑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 연내 3호점 오픈 목표

GS리테일이 KT와 손잡고 선보인 VR 복합 문화 공간 브라이트.(사진=GS리테일)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편의점업계가 첨단기술과의 접목을 늘려가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거나, 편의점 운영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오픈한 ‘편의생활연구소’의 올 한해 연구 테마를 ‘미래형 편의점’으로 선정했다. 편의생활연구소는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형 편의점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들이 첫 연구 테마로 미래형 편의점을 택한 이유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와 ‘무인화’ 흐름이 대두됨에 따라 한국 소비자에게 맞는 IT기술이 접목된 미래 점포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선 편의점 이용 고객 중 언택트 성향의 소비자와 일반 고객과의 비교 분석을 진행해 언택트 소비자의 구매 패턴 및 트렌드를 정리한 연구보고서를 4월 말 발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대학과 협력해 미래형 편의점에 대한 사회맞춤형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24는 학생들의 시각을 빌려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학생들은 실제 기업이 고민하는 현안을 미리 경험해 취업경쟁력을 갖추는 등 기업과 청년들이 서로 ‘윈윈(win-win)’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가상현실(VR)기기 체험관 등 운영업과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달부터 운영 중인 ‘브라이트’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관을 변경한 것이다.

브라이트는 GS리테일이 KT와 손잡고 선보인 VR 복합 문화 공간이다. 신촌에 안테나숍(시험매장) 형태로 운영 중이며, 이곳에선 VR·AR(증강현실)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들이 가상·증강 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실감형 미디어 시장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자리잡아 갈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시장 진출 시 고도화된 VR 콘텐츠의 개발·투자 및 가맹사업 가능성에 대한 검증 역시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편의점 점주나 근무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 초 인공지능(AI) 헬프데스크 ‘GS25 챗봇지니’를 도입했다. GS25 챗봇지니는 근무자가 점포에 신규 도입되는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실시간으로 물어보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업무지원형 서비스다.



GS25 근무자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GS25 챗봇지니와 친구를 맺고 궁금한 내용을 문자나 직접 말로 입력을 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근무자가 “택배 불가 상품은 뭐지?”라고 물어보면 GS25 챗봇지니는 즉시 답변과 이미지로 구성된 매뉴얼을 제공한다.

CU VR 상품진열안내서.(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최근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한 ‘VR상품진열안내서’를 내놨다. 가맹점주들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계절적 특성, 최신 소비 트렌드에 맞춰 구현된 상품 진열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기존에는 진열 및 배치 방식을 안내하는 ‘상품진열안내서’를 책자 형태로 배부해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단순 이미지 전달에서 더 나아가 비디오, 사운드 등 시청각 자료와 연동해 정보 전달력을 높이고자 VR 형태로 진열안내서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락 냉장고, 스낵 진열대, 음료 냉장고 등 주요 집기에 표시된 포인트를 클릭하면 진열 상품의 특징이나 해당 카테고리(상품군) 최근 매출 순위, 중점 운영 상품 등 다양한 정보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은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HandPay) 시스템과 무인 계산대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이어 지난달에는 롯데손해보험빌딩 12층에 2호점을 오픈했다. 연내 3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시도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R이나 AI를 통해 가맹점주나 근무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첫 발을 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기술이 접목돼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들의 편의 또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