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우리 맥주를 세계로…김강삼 세븐브로이맥주 대표
by박경훈 기자
2016.07.28 06:00:00
양복재단사에서 레스토랑ㆍ맥주집 사장까지
2011년 주세법 변경 통해 국내 세 번째 '맥주 제조 일반 면허' 획득
지난해 말 중국 진출…TV 광고 본격화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최고의 품질로 우리 맥주를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세븐브로이맥주의 김강삼(58) 대표는 지난 2011년 10월 대기업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000080)가 양분하던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10년간 하우스 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로 직접 맥주 사업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맥주 제조사업에 나선 첫해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지만 3년만인 지난해에는 10배가 넘는 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중국에도 맥주를 수출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 김강삼 세븐브로이맥주 대표가 자사 맥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
|
김 대표의 이력은 양복재단사부터 횟집·레스토랑 사장까지 다양하다. 젊은 시절 사업가의 꿈을 키우며 양복점을 하던 그는 1997년에 그는 횟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개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박리다매’ 전략으로 그의 가게는 소위 ‘대박’이 난다. 연이어 나선 레스토랑사업도 성공한다.
이런 김 대표의 사업 수완을 두산(000150) 식음료팀에서 알아봤다. 2000년초 두산은 서울역 민자역사에 대규모 맥주집 개점을 추진했지만 맥주사업을 매각하면서 1983㎡(약 600평)의 점포 부지 처리문제로 고민 중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두산으로부터 해당 점포를 인수해 2003년 ‘트레인스’라는 맥주집을 열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점포를 평범한 맥주로 채우고 싶지 않았던 그는 유럽산 맥주 제조 장비를 들여왔다. 독일 출신 ‘브루마스터’(양조기술자)도 영입해 본격적인 수제 맥주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맥주 맛이 소문나면서 트레인스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세븐브로이맥주는 국내 세번째 맥주 제조 면허를 가진 회사다. 동양맥주(현 오비맥주)와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가 1933년 조선총독부에서 맥주 제조 일반 면허를 받은 이후 77년만인 2011년, 제조장 시설 및 유통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에일맥주를 제조하던 김 대표는 라거맥주 일색의 국내 환경에서 틈새시장 성공가능성을 엿봤다. 세븐브로이의 브로이(brau)라는 뜻은 독일어로 양조장이라는 뜻이다. 세븐(7)은 6가지 천연재료에 장인 정신을 추가해 ‘7성급’ 맥주를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최고의 맥주를 찾기 위해 양조장 부지 선정에도 1년을 넘게 투자할 만큼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강원도 횡성에 도착했을 때 너구리 세 마리가 나를 피하지도 않고 맞아줬다”며 “사람도 피하지 않는 야생동물이 있는 이곳이 청정지역이다 싶어 양조장 터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받았던 강렬한 인상때문에 세븐브로이맥주에는 너구리 캐릭터가 들어 있다.
맥주 맛에 자신은 있었지만 판로를 뚫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 김 대표는 초창기 이태원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우선 공략했다. 그는 “이태원 펍(pub) 사장을 만나 맥주를 소개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며 “몇 시간씩 그들을 기다리고 겨우 시음에 참여케 한 뒤 납품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현재 전국 10곳의 세븐브로이펍뿐만 아니라 홈플러스·롯데마트·이마트(139480) 등 대형마트에서도 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중국시장 공략 확대를 위해 지난달 TV 광고도 제작했다. 그는 “각종 수입맥주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며 “장기적으로는 세계시장에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