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기업 설비투자 11%↓…R&D·무형자산투자는 늘어

by김현아 기자
2015.04.05 08:44:29

총 투자 6%↓.. R&D·무형자산투자 각각 2%↑, 19%↑
4대 그룹에 72% ‘쏠려’
삼성, SK, LG, 현대차 순으로 투자액 많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30대 그룹의 지난해 총 투자액이 149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조 원(6%) 감소했다. 특히 투자의 절대액을 차지하는 설비투자가 11%나 줄었다.

반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각각 2%와 19% 늘었다.

30대 그룹 투자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쏠림’ 현상이 뚜렸했고, 4대 그룹마저 투자액이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274곳의 유·무형자산 및 R&D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48조5천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투자액의 68%를 차지하는 설비투자액이 113조8천억 원에서 101조2천400억 원으로 11%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30대 그룹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R&D 투자액은 35조3천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고, 영업권·산업재산권·소프트웨어개발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11조9천9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8.8% 급증했다.

30대 그룹 중 지난해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50조4천억 원을 투자했다. 설비투자액이 29조7천억 원이었고, R&D가 18조8천억 원, 무형자산 투자가 1조9천억 원 등이었다. 설비투자가 11.9% 감소한 반면, R&D와 무형자산 투자는 3.2%와 29.9% 증가했다. 총 투자액은 5.6% 감소했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38조7천억 원으로 76.8%를 차지했고, 전년보다 4%포인트 높아져 의존도가 심화됐다.

2위는 SK(003600)로 지난해 투자액이 25조2천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4% 증가했으며, 특히 무형자산 투자액이 1조3천400억 원에서 2조7천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K그룹의 투자는 SK하이닉스(6조5천600억 원), SK텔레콤(3조5천400억 원), SK이노베이션(2조4천400억 원) 등이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전년보다 1조9천억 원(41%)이나 크게 늘었다.

지난해 투자액 10조 원 이상을 기록한 4대 그룹 중 총투자액이 증가한 곳은 SK가 유일했다.



LG(003550)와 현대자동차(005380)는 투자액이 각각 16조4천500억 원과 15조500억 원으로 3~4위였지만, 전년 대비로는 6.6%와 5.7% 줄었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투자액도 107조1천5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8% 감소했다.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1%로, 전년 70.2%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4대 그룹을 제외한 하위 그룹들의 투자가 더 감소했다는 의미다. 실제 30대 그룹 투자에서 4대 그룹을 제외하면 47조2천500억 원에서 41조3천900억 원으로 12.4%나 줄어든다. 30대 그룹 전체 감소율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포스코가 5조7천600억 원으로 5위였고, KT(4조9천400억 원), 롯데(4조2천400억 원), CJ(3조6천900억 원), 두산(3조400억 원), GS(3조360억 원) 등이 뒤를 이으며 ‘톱 10’을 차지했다.

이중 KT와, 두산, CJ는 자산 순위가 10위권 밖이지만 투자액은 톱 10에 올랐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한화, 한진은 10대 그룹에 속하지만 투자 순위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현대중공업은 2조7천200억 원으로 11위였으며, 한화(1조6천800억 원), 신세계(1조6천200억 원), 한진(1조4천억 원), OCI(1조1천700억 원), 금호아시아나(1조900억 원), 효성(1조 원) 등이 투자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투자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4천600억 원에서 9천300억 원으로 99.6% 증가했다. 이어 미래에셋(54.5%), OCI(53.6%), 대우건설(42.7%), 대우조선해양(31%) 등이 30% 이상 투자액을 늘렸다.

반대로 현대는 8천300억 원에서 4천100억 원으로 50.2% 감소했고, 포스코(42%), 대림(35.2%), 한진(31.8%) 등도 투자액이 크게 줄었다.

기업별 투자액은 삼성전자가 38조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6조8천500억 원), SK하이닉스(6조5천600억 원), LG전자(6조2천5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5조2천억 원) 등이 5조 원 이상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