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현 기자
2013.06.06 11:15:05
이달부터 차별없는 표준이력서 사용…지자체 산하기관 중 처음
학력과 신체사항, 가족관계 등 이력서에서 제외
"직무관련 경험과 역량중심 채용관행 확산되길"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서울시 산하 17개 투자·출연기관들은 앞으로 신입직원 채용 때 출신학교와 학점, 어학점수 등을 보지 않는다. 신체사항과 가족관계도 채용기준에서 제외된다.
시는 산하기관들이 이달부터 이러한 내용의 차별없는 ‘표준이력서’ 사용을 본격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 산하기관들의 표준이력서 사용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들 가운데 처음이다. 중앙 및 지방 공무원 채용 때는 현재 출신학교 등을 이력서에 게재한다.
이번 표준이력서는 개인능력과 상관없이 차별적 요소가 되거나 실제 직업역량과 무관하게 스펙쌓기를 조장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신 직무관련 경험과 역량중심 채용을 제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과 이러한 내용의 ‘청년 일자리 정책협약’을 맺은 바 있다.
서류전형 때 당락의 주요기준이 됐던 출신학교와 학점, 어학점수는 이력서에서 과감하게 삭제된다. 어학점수 등 스펙쌓기로 인한 사회적 낭비와 부작용이 지나치게 커져 이처럼 결정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어학연수생은 지난 2001년 4만명에서 2011년 12만5000명으로 10년새 3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출신학교 이름은 제외해도 고졸과 대졸, 대학원졸 등 최종학력 구분은 표기하기로 했다.
사진과 신체사항(신장·체중·혈액형), 가족관계 등 직무와 무관한 항목도 이력서에서 제외된다. 또 연령차별과 남녀차별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번호의 각 앞자리 1개 번호를 ‘X’로 표기한다.
다만 일부 직업의 경우 표준이력서에 필요한 경우 신체사항 등을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예를 들면 육체적 노동이 주된 직업은 사유를 명시하고 신체적 요건(키·체중 등)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엄연숙 시 일자리정책과장은 “청년들에게 공정한 취업기회를 확대하고 구직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에서 이번 대책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민간부분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직무관련 경험과 역량중심 채용 관행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산하기관에 신규채용 된 직원들에게는 신체검사 비용도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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