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포인트] 5~10년 후 내다본다면 도심이 유리

by조선일보 기자
2006.11.07 08:34:18

[조선일보 제공] 최근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이 이상 급등하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속이 탄다. 집을 안 사자니 불안하고, 사려고 해도 상투를 잡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마다 집값 전망도 달라 헷갈린다. 사실 집값이 언제까지 상승세를 탈지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집값에 미치는 변수들이 워낙 다양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거품은 꺼진 뒤 알 수 있다’고 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그만큼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혹시 올지 모를 하락기나 불황기에 대비해 안전투자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기차익보다 중장기를 내다보고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10년 불황을 겪은 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만하다. 우리나라는 산업구조나 인구 고령화 등에서 닮은 게 많아 일본의 경험은 투자 방향을 잡는 데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는 도심회귀이다. 불황으로 도심 주택가격이 싸지자 외곽에서 도심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이러다 보니 외곽 지역 주택은 매물이 늘어 소화불량에 걸렸다. 가격도 도심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아직 수요 초과 상태인 국내 주택시장은 당장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주택 수요 둔화, 인구 정체, 고령화 등이 겹쳐 ‘도심 부상-외곽 침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5~10년 뒤를 보고 집을 산다면 외곽보다는 도심을 고르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전원주택도 한적한 시골보다는 대도시 안의 자연녹지에 들어선 집을 사는 게 좋을 것이다.

또 하나 두드러진 현상은 고급 주택가격의 강세이다. 도쿄 등의 고급 주택가격은 1990년 이후 한동안 가격이 떨어졌지만 금세 회복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이 남아돌자 투자자들이 ‘양’보다 ‘질’을 따지게 됐고, 그 결과 침체 속에서도 나 홀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등락하는 시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장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절실한 때다. 그래야 불황이 찾아와도 적어도 남들보다 손해는 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