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킹달러에…환율하락 수혜주 웃는다
by김응태 기자
2023.11.21 06:10:00
원·달러 환율 1290원대 안착…전월비 4.5%
美 긴축 종료 기대감에 달러 약세 확대
항공, 식음료, 철강 등 약달러 수혜 업종 강세
유가 하락·원화 강세 조합 국면…내수주에 기회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강달러가 주춤하면서 환율 하락 수혜주가 반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안착하자, 달러 약세에 비용이 줄거나 마진이 개선되는 항공, 식음료, 철강 관련 종목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양새다. 향후 달러 약세를 뒷받침하는 미국 경제지표가 추가로 발표될 경우 환율 하락 수혜주의 상승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003490)은 2만2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한 달 전(1만9350원) 대비 15.5% 상승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1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한 달 전(9640원)보다 14.1% 올랐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089590)은 9730원에서 1만1630원으로 19.5% 상승했다. 진에어(272450)도 1만310원에서 1만2380원으로 20.1% 뛰었다.
여행주도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나투어(039130)는 이날 5만2300원을 기록해 전월(4만1400원) 대비 26.3% 올랐다. 모두투어(080160)도 1만5480원에서 1만6620원으로 7.4% 상승했다.
식음료주도 비슷한 양상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27만4000원에서 32만원으로 16.8% 올랐다. 동원F&B(049770)와 오리온(271560)도 각각 8%, 3.5% 상승했다.
철강 업계에선 POSCO홀딩스(005490)가 한 달간 4.2% 상승했다. 현대제철(004020)은 8.1% 올랐으며, 동국제강(460860)은 17.7% 급등했다.
최근 이들 종목이 공통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한 것은 환율 하락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항공사들은 항공기 대여와 항공유를 달러로 구매하는데 환율이 하락할 경우 비용이 감소해 실적이 개선에 기여한다. 여행주는 원화 강세 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식음료와 철강업체들은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원화 강세로 제조원가 부담이 완화하는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지난달 1300원 중반대에서 등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1291.6원을 기록해 전월 1352.4원 대비 60.8원(4.5%) 하락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상승률이 3.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3.3%)를 밑돌며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자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는 내년 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국면에선 주가 환율 하락 수혜를 받는 내수주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가 하락과 원화 강세 조합은 수출주보다 내수주에 트레이딩(거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며 “내수주 중에서는 비용 절감에 따른 영업이익률 추정치 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항공, 음식료, 유틸리티 업종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4일 미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공개 시 환율 하락 수혜주가 상승 탄력을 다시 한 번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경제 지표가 둔화할 경우 달러 약세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1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결과는 내년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충족 요건인 달러 약세 압력으로 받아들여지며 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락과 달러 하락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