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성범죄 그놈, 알고보니 연쇄살인마였다...징역 10년 추가
by김혜선 기자
2023.10.19 06:32:09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3년 전 미제로 남았던 성범죄의 진범이 뒤늦게 밝혀졌다. 수사 당국의 성폭력 장기미제 사건 전수조사를 통해 일명 ‘진주 연쇄살인 사건’ 범인인 A씨의 과거 범행이 밝혀졌고, 그는 추가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살인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점,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한 점을 고려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현재 복역 중인 확정판결과 이 사건이 후단 경합 관계에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후단 경합 범죄는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범죄와 그 형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범죄를 뜻한다. 경합범 관계인 범죄 중 일부 범죄에 대해 형이 확정된 경우 남은 범죄에 대해선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A씨의 숨겨진 범행은 대검찰청과 경찰청이 성폭력 장기미제 사건의 DNA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A씨는 2000년 5월 경기 오산시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으려다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고 강간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사기관은 DNA만 확보하고 A씨를 특정하지 못했지만, 최근 새로 축적된 DNA 데이터를 검색한 결과 A씨와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
A씨가 성범죄를 저지른 그 해 살인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A씨는 2010년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그는 수사를 받던 중 2000년과 2001년에 진주와 경기 성남에서 2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또 A씨는 지난 1987년에도 살인으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2002년에는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한편, 검찰은 1심 형량이 낮다며 항소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A씨에 징역 1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