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文케어` 폐기…尹 공격에 똘똘 뭉친 `文의 사람들`[명절밥상 정치이야기]

by박기주 기자
2023.01.23 12:39:00

文 정부 인사 구성된 `사의재` 공식 출범
尹 정부 탈원전 및 문재인 케어 비판 커지자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 바로잡을 것" 한 목소리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전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세에 문재인 정부 주축을 이뤘던 인사들이 뭉쳐 이에 대응하기로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서 시작된 전 정부와의 거리 두기가 건강보험 적용범위 확대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 에너지 전환 정책인 ‘탈원전’까지 이어지면서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전 정부 국무총리부터 청와대 인사까지 모임에 합세하면서 무게감도 커졌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 사의재 창립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전 총리,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가 지난 18일 공식 출범했다. ‘사의재’란 조선시대 정조가 승하한 뒤 다산 정약용이 저서를 편찬하며 머물렀던 처소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단체의 고문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가, 상임대표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또한 공동대표에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이, 포럼의 운영을 책임지는 운영위원장에는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선임되는 등 전 정부 주요 인사들이 모두 뜻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계승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사의재’의 행보는 윤 대통령에서 시작되고 있는 전 정권 비판에 대응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 전 총리는 창립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8개월여가 흘렀는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보단 오히려 걱정과 근심을 주는 그런 정부가 아닌가 판단된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고, 조 전 위원장도 “도를 넘어서는 전 정부 지우기, 전 정부의 정책 과정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전대미문의 국정운영은 대한민국의 5년을 비트는 것”이라며 “현 정부가 지우거나 범죄화하고자 하는 역사를 국민과 함께 꼼꼼히 확인하고 사실과 거짓을 분명하게 하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장관은 사의재의 역할로 △국격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 개발 △근거 없는 문재인 정부 비방 및 왜곡 바로잡기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박 전 장관은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근거없는 비방과 왜곡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정확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겠다”며 “사의재는 대한민국 사회를 악의와 다툼의 정쟁이 아니라 선명한 정책 경쟁, 선진사회로 만드는 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근거없는 비방과 왜곡’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다분히 의식한 단어 선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문재인 케어’를 두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다. 건강보험의 근간을 해친다”는 취지의 비판을 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신한울 1호기 준공식 축사에서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이 지금의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경제를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른다. 정부 출범 이후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들에 대해 “정부의 자료를 보니 문재인 정부 정책 중 34개를 특정감사로 조사하겠다고 해서 팩트에 근거해 대응할 건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정상화’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정상화 과정이라기보다 검찰국가로 가는 과정 아닌가 걱정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들이 다 무너지면서 국격이 추락하는 과정으로 가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