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③양자암호 국제표준 주도 韓, 앞으로의 과제는?
by김현아 기자
2020.10.21 05:42:00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ITU-T SG17 의장) 인터뷰
"시범 사업통해 기술 확보하고 전국망 확대 청사진 마련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그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에서 양자암호통신의 보안성 분야 표준화를 다루는 스터디그룹 17(ITU-T SG17)의 의장이다. (출처 : 순천향대 신문) |
|
양자컴퓨터의 RSA 알고리즘 무력화에 대항하는 양자암호통신은 국제적으로 표준화가 진행 중입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스터디그룹 SG17(보안성 분야)과 SG13(네트워크 연계 분야)에서 활발하죠.
SG-17 의장으로 활동 중인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화는 조각 맞추기와 같다”면서 “이번 회기(2017년~2020년)까지는 QKDN(양자키분배네트워크·Quantum Key Distribution Network) 분야에서 진행될 것이고, 다음 회기(2021년~2024년)까지 계속되면서 센서, 중계기, 양자컴퓨팅 등으로 국제표준화가 확대될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제표준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인데,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선점하면 부가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SK텔레콤은 최근 ITU-T SG17 회의에서 ① ‘양자암호키 분배 네트워크를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와 ② ‘양자암호키 결합과 보안키 공급’ 표준을 제안해 예비승인 받았는데, 10월 28일 이후 최종 표준 채택이 유력합니다. KT는 바로 전 ③‘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의 제어 및 관리 기술’을 ITU-T SG13에서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았죠.
염 교수는 “SKT가 제안한 기술에는 이견이 별로 없어 최종 표준이 될 것 같다”면서 “원천 기술은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 어디에 어떻게 양자암호통신을 쓸지는 우리나라가 일본, 중국과 함께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양자암호 원천기술 업체로는 스위스 제네바대학이 중심이 된 IDQ를 꼽았죠. IDQ는 SK텔레콤이 인수한 회사입니다.
| ▲2019년 8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표준 회의에 참석한 SK텔레콤 심동희 글로벌테크얼라이언스팀장(왼쪽에서 7번째)과 순천향대 염흥열 교수(왼쪽에서 4번째) 등의 모습이다. SK텔레콤 제공 |
|
수학적 방식을 쓰는 양자내성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도 양자암호통신으로 볼 수 있을까요? LG유플러스는 경쟁 통신사들과 달리,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센터장 천정희), 크립토랩(대표 천정희)과 양자내성암호에 뛰어들었습니다.
염흥열 교수는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가 나와도 깨지지 않는 알고리즘으로 공개키 방식도 있고 서명 알고리즘도 있다. QKDN과 연계될 것”이라면서 “천정희 교수팀이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양자내성암호 공모에서 1라운드를 통과했지만 안타깝게도 2라운드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2024년까지 진행되고, AES 알고리즘(고급 암호화 표준 알고리즘)과 달리 여러 개의 위너가 있을 수 있다. NIST 결과를 근거로 국제 표준화가 진행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올해 첫 삽을 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132억 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업은 국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공공·의료·산업 분야에 구축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인데, KT와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LG유플러스 주관의 8개 협력체(컨소시엄)와 협약을 체결했죠. 그는 “지금까지 특정 지점 간 구축됐던 양자암호통신이 전국망으로 확대될 수 있는 기회”라면서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