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성웅 기자
2020.07.10 05:30:00
오리온, ''연수'' 중심 시장에 ''경수''로 출사표
제주용암수, 경도 190 이상…삼다수 8배
연수에 비해 맛 독특해 소비자 입맛잡기가 관건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국내 생수시장에 전에 없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연수(軟水)’가 대부분인 국내 시장에 오리온이 ‘경수(硬水)’로 출사표를 던지고 나서서다. 물도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는 시대가 온 것이다.
9일 생수업계에 따르면 물의 부드러운 정도인 경도는 물 속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으로 결정된다. 칼슘과 마그네슘에 각각 가중치를 둬 더한 값이 높을수록 경수에 가깝다.
한국수자원공사 기준으로 경도가 75㎎/ℓ 이하면 연수, 150㎎/ℓ 이상이면 경수로 구분한다. 이 때문에 중간 수준인 120㎎/ℓ를 통상 경수와 연수의 경계점으로 본다.
그동안 국내 생수시장에선 해외 브랜드를 제외하면 연수가 일반적이었다. 물맛이 강하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그 맛이 수돗물에 가까워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생수 제품의 경도 최대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 24㎎/ℓ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8.0’ 81.8㎎/ℓ △농심 ‘백산수’ 35.5㎎/ℓ 등이다.
연수중에선 아이시스 8.0이 칼슘과 마그네슘 모두 함유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 수원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칼슘은 11.8~22.5㎎/ℓ, 마그네슘은 0.2~6.2㎎/ℓ 함유돼 있다.
경도가 가장 낮은 삼다수는 칼슘과 마그네슘 함유량도 가장 적다. 칼슘이 2.5~4㎎/ℓ, 마그네슘이 1.7~35㎎/ℓ 다.
상위 브랜드가 모두 연수인 상황에서 오리온은 경수인 제주용암수로 생수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주용암수는 타 제품들보다 칼슘 함유량(62㎎/ℓ)이 압도적으로 높아 경도가 192.1㎎/ℓ에 달한다.
칼슘에 비해 마그네슘 함유량은 9㎎/ℓ로 과도하게 높진 않다. 마그네슘의 경우 물속에 과도하게 녹아있을 경우 쓴맛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제주용암수를 마셔보면, 일반 생수보다 미네랄 함량이 높아 독특한 맛이 느껴진다. 연수보다 상대적으로 목 넘김이 묵직하고 물을 마신 뒤 숨을 들이마시면 약간의 뒷맛이 남는다. 물 온도가 높을수록 경수의 특징이 더 세밀하게 느껴진다.
시판 생수 중 경수의 대표주자인 프랑스 생수 브랜드인 ‘에비앙’은 경도가 307.12㎎/ℓ이기 때문에 연수와 맛 차이가 제주용암수보다 크다. 칼슘은 39~98㎎/ℓ, 마그네슘은 16~32㎎/ℓ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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