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서 옷만 사니?"…패션업계 영역파괴 바람

by송주오 기자
2017.12.06 05:30:00

올리비아로렌, 라이프스타일 매장 20개서 50개로 확대
마스크팩·디퓨저 등 생활용품 팔자 매장 매출 상승
패션 시장 정체기 생존법 중 하나로 라이프스타일 매장 각광

올리비아로렌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인 ‘올스 라이프 스타일’ 전경.(사진=올리비아로렌)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패션업체가 매장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기존에 옷만 팔던 것에서 탈피해 향수와 디퓨저, 각종 소품을 아우르는 매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성장 정체기를 맞은 패션업계가 디자이너 혹은 캐릭터 위주로 진행하던 협업을 업계·업종 간 협업으로 확대하며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 세정의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 로렌’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인 ‘올스 라이프 스타일(OL’s Life Style)’을 올 하반기 50개점으로 확대했다. 지난 6월 첫선을 보인 ‘올스 라이프 스타일’은 올리비아 로렌의 전략 매장이다. ‘올스 라이프 스타일’에서는 기존 매장에선 볼 수 없었던 아이템을 판매한다. 메디힐 마스크팩부터 네일아트의 ‘네일스네일’, 섬유향수 ‘러비더비’, 호주 프리미엄 향초·디퓨저 ‘써카 홈’ 등 올리비아 로렌의 타깃층인 30~4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리빙 아이템을 매장에 비치했다.

각 아이템별 가격대는 1만원대로 부담 없는 수준이며 매장 내 비중은 2~3%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해당 매장의 매출이 4% 증가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목동점에 입점한 ‘더캐시미어’ 매장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115㎡ 규모로 확대했다. 확장된 공간에는 리빙·키친·욕실·침구·디자인 가구·조명 등 분야별 40여개 해외 브랜드, 총 300여개 상품으로 채웠다. 매장 명칭도 ‘더캐시미어 띵스’로 바꿨다.



메트로시티는 매장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핸드백, 지갑 등 패션잡화 브랜드인 메트로시티는 지난해 ‘메트로시티 라운지’를 론칭, 핸드백을 기본으로 골프백, 향수, 자전거 등을 판매하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메트로시티는 직접 생산하고 직접 소싱해 상품력을 높였다. 자전거와 보드는 메트로시티가 직접 리폼해 희소성을 높였으며 리빙 제품은 해외 소싱을 통해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콜렉티트 카페 ‘미미미’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켜 식음료 업계와의 협업도 시도했다.

패션업계의 매장 진화는 생존 전략의 하나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여성복과 남성복 시장 규모는 각각 6조3114억원, 4조997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여성복은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며 남성복 시장은 역신장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리빙 시장은 지난해 12조5000억원을 기록, 2008년(7조원)과 비교해 70% 이상 커졌다. 주거 공간을 직접 꾸미고 가꾸는 ‘휘게’(Hygge ) 열풍이 불면서 리빙 상품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패션기업이 매장에 리빙 아이템을 들여놓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는 다양한 상품을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고객들의 매장 체류시간을 늘리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이다. 이를 통한 부가매출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