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한진해운 노선 본계약 체결…美 롱비치터널 등 추가인수 촉각

by신상건 기자
2016.11.22 06:00:00

공정위 허가·대한해운 주주총회 등 변수 많아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삼라마이더스(SM) 그룹의 자회사인 대한해운(005880)이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별 탈 없이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 허가와 대한해운 주주총회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의 회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 롱비치터미널 등 선택 매각 대상 자산 인수 여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과 법원에 따르면 한진해운 관리인과 대한해운은 이날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 체결에 따라 대한해운은 관련 인력 700여명과 해외 자회사, 물류운영시스템 등 필수 매각대상 자산을 인수하게 된다. 매각 가격은 370억원이다. 법원의 허가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잔금 납부는 28일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다소 길어질 전망이다. 대한해운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상장회사인 만큼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을 인수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후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연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내년 1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 관계자는 “매각 과정이 길어질 경우 자칫 일이 틀어질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대한해운의 주주총회 등 아직 밟아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마무리 시점도 예정보다 다소 늦춰질 것”이라며 “원활한 매각을 위해 잔금은 주주종회가 끝난 뒤 3일 안에 납부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SM그룹 측도 매각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매각 측과) 세부 조건 등에서 일부 이견도 있지만 양보할 부분은 최대한 양보하고 있다”며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SM그룹의 선택 매각 대상 자산에 대한 인수 여부도 관심사다. 선택 매각대상 자산은 한진해운의 자회사인 TTI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와 65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박 5척, 벌크선 장기운송계약, 일본·대만에서 운영 중인 HPC터미널, 국내 광양터미널 등이다.

현재 SM그룹이 가장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자산은 미국 롱비치터미널이다.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한진해운이 보유 중인 자산 중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을 처리하고 미국 서부항만 내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취급하고 있다. 다만 2대 주주인 스위스 MSC의 자회사 TIL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중이어서 청구권 사용 여부에 따라 인수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 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매각가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하나의 자산인 6500TEU컨터이너 선박 5척은 SM그룹이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금융 이자율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은 이날 한진해운 이름으로 가입돼 있던 선박보험을 수출입은행 명의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SM그룹이 인수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매각 측은 SM그룹에게 선택 매각 대상 자산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있지만 인수를 거부할 경우 자산별로 재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선 매각 측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인수하지 않더라도 해당 자산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 다른 주체를 통해 매각 성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인수전에 변수가 많아지면서 법원은 최근 한진해운의 회생계획서 제출일을 기존 12월 23일에서 내년 2월 3일로 연기했다. 최종 실사 보고서 제출 기한도 이달 25일에서 12월 12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