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속옷업계, '애슬레저'로 전성기 노려

by염지현 기자
2016.03.08 06:59:15

운동 맵시찾고, 일상적으로 운동복입는 수요 증가
란제리, 패션속옷 브랜드 나서 스포츠 의류 개발
스마트 기술, 땀배출 강화 등 각종 기능성 적용해

속옷전문기업 좋은사람들은 스포츠 이너웨어 ‘바디기어’에 이어 지난달엔 입기만 해도 심박수, 체온 등을 분석하고, 신체 컨디션을 한 눈에 보여주는 스마트 스포츠웨어 ‘기어비트S’를 선보였다.(사진=좋은사람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아웃도어 업계에 부는 애슬레저(athleisure) 바람이 속옷업계에도 불고 있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생활과 운동·여가 활동을 하며 동시에 입을 수 있는 옷을 말한다. 지난해 4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2018년엔 2조원까지 클 것으로 전망되자 스포츠와는 거리를 뒀던 란제리와 패션 속옷 브랜드까지 나서서 애슬레저 라인을 강화하고, IT 첨단 기술까지 동원하며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는 중이다.

속옷 업계에서 가장 애슬레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는 ‘좋은사람들’이다. 좋은사람들은 스포츠 의류 ‘바디기어’에 이어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기어비트S’를 출시하고, 지난달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박람회 ‘뮌헨 ISPO 2016’에 업계 최초로 참가해 이를 선보였다.

이랜드가 전개하는 란제리 브랜드 에블린은 지난해 12월부터 스포츠 라인을 선보이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에블린)
기어비트S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센서밴드를 옷에 적용해 심박수와 체온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컨디션 지수를 휴대폰 어플을 통해 보여준다. 또 의류에 부착된 가속도계 센서로 운동량 및 이동거리를 기록해 사용자가 운동의 강도 및 목표 달성률을 확인할 수도 있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먼저 출시된 바디기어가 운동할 때 땀차는 부위를 분리시키는 분리기능성 등을 갖췄다면 기어비트S는 일상에서도 얼마나 몸을 움직이고, 운동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진정한 애슬레저 룩”이라며 “운동과 건강에 대한 요구가 커져 질병을 예측하는 헬스케어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YC는 올해 워터스포츠인 래시가드 라인을 새로 출시하고, 패션 속옷 브랜드 ‘스콜피오’의 스포츠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BYC 마케팅팀 관계자는 “스콜피오의 패션 비중을 낮추고, 스포츠 중심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최근 BI와 심볼을 바꿨다”며 “올해 애슬레저 부문 매출을 지난해 대비 60%를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방울은 땀배출이 잘 될 수 있는 기능성 스포츠 라인으로 개발한 ‘쿨루션’의 올 매출 목표를 작년 대비 20% 높였다.

스포츠와는 거리를 뒀던 란제리 업체들도 애슬레저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미란다커의 속옷으로 유명한 엠코르셋의 ‘원더브라’는 최근 론칭 이래 처음으로 애슬레저 라인을 출시했다. 엠코르셋 측은 “애슬레저 붐과 함께 운동시 편안하면서도 몸을 예쁘게 연출해주는 의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필요가 커 스포츠 라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가 전개하는 란제리 브랜드 ‘에블린’도 지난해 12월 스포츠 라인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엘르 이너웨어 역시 스포츠 라인을 전년 대비 30~40% 늘리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라인은 계절을 타지 않고, 여성에 치중됐던 속옷 업계 소비자층을 남성층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며 “침체된 속옷 업계에 애슬레저 바람이 불면서 업계가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