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5.10.30 06:00:30
본지, 총선 앞두고 '여야 본거지' 대구 광주 민심 르포
전문가들 "여야, 그간 각각 텃밭서 객관적 평가 안 돼"
[대구·광주=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여야의 ‘텃밭’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보는 데는, 정치 전문가들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 정치사의 뿌리깊은 지역주의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아래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30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마지막 대통령”이라면서 “대구든 광주든 지역주의가 완화될 것이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그러면서 “우리 정치의 지역주의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에 의해 결정되는데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이 대표적”이라며 “이 분들이 사라지지 않으면 지역주의가 해소되지는 않는데, 딸인 박 대통령 말고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대구는 이미 ‘김부겸 바람’이 불고 있다. 상대가 거물급 정치인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이지만, 대구 수성갑 총선의 주도권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최고위원이 쥐고 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 할 만하다. 새정치연합은 반대로 본거지인 광주에서 천정배신당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구와 광주 모두 워낙 쌓여 있었다”면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계속 새누리당만 찍어서 될 일이냐는 고민이 있다. 호남은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야는 각각 텃밭에서) 그동안 객관적인 평가의 대상이 안 됐다. 소위 말해 정당이 오랫동안 일종의 토착권력화가 됐다”면서 “특정 정당에 기대는 성향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변화의 바람이 실제 내년 총선 결과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신중했다. 배종찬 본부장은 “선거까지 이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 선거에서는 조직적 결집과 동원이 많다. 여야간 대결구도가 되는 것이지 새로운 정치세력이 선거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대감은 아직 약하다”고 내다봤다.
윤태곤 실장은 “TK 지역은 야권에서 김부겸 전 최고위원 정도의 인물 내놓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홍형식 소장은 “수성구는 대구에서도 학력이 높은 지역”이라면서 “인물, 소득, 지역주의 완화 분위기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바람이 부는데, 그 요건이 다 겹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