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도 차입금 의존도 '위험'..수출업종 악화

by김현아 기자
2013.08.21 08:17:37

운송, 해운업 심각..제약, 전기전자는 건전
에쓰오일 현대百 차입금 의존도 10%미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30대 그룹 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17개 집단의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섰으며, 18개 그룹은 1년 전보다 의존도가 더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주력업종인 조선·기계·설비, 철강, 석유화학, 에너지, 상사 등의 차입금 의존도가 모두 30%이상 경계선을 돌파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0스코어(대표 박주근)가 500대 기업 중 지난 3월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작년 1분기와 비교가 가능한 297개사의 차입금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차입금은 578조 원, 자산은 1천959조 원으로 29.51%를 기록했다. 보통 안전 수준으로 보는 ‘30% 이하’의 경계선까지 근접한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말의 29.11%에 비해 0.4%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산(부채 및 자본 합계)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을 백분율로 표시한 재무지표로 기업 재무구조의 건실도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수로 활용된다. 낮을수록 수익성·자산구성 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며, 보통 30% 이하를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차입금은 장·단기차입금과 기타차입금, 사채 등 이자를 고정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채 값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기업들의 수익 감소 외에 대규모 투자 등을 동반하는 경우에도 높아지지만, 작년 투자가 제자리걸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송업의 차입금의존도가 가장 높아서 무려 48.9%에 달했다. 1년 새 1%포인트나 상승했다. 다음은 공기업(38.7%) → 조선·기계·설비(35.3%) → 상사(35.1%) → 철강(34.9%) → 에너지(32.5%) → 통신(32.0%) → 석유화학(30.1%) 등으로 9개 업종이 30%를 넘어 악화된 자금 흐름을 반영했다.

반면 제약(9.6%) → IT전기전자(14.7%) → 서비스(19.7%) → 식음료(24.8%) → 건설·유통(25.3%) → 자동차 및 부품(27.7%) → 생활용품(28.6%) 등 8개 업종은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유지했다.

30대 그룹 중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그룹으로 무려 64.5%에 달하고 있다. 전체 자산 중 65%가량이 당장 이자를 내야하는 부채인 셈이다.



이외에도 전체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효성(004800)(57.4%), 동국제강(001230)( 51.8%), 한진(002320)(51.2%) 등 3개에 달했다.

40%를 넘는 그룹도 금호아시아나(48.1%), 동부(46.3%), LS(44.1%), 두산(000150)(44.1%) 등 4개였다.

차입금 의존도가 10% 미만으로 낮은 그룹은 에쓰오일과 현대백화점(069960)으로 각각 9%와 9.9%에 불과했다.

10% 대로 아주 낮은 수준도 삼성(10.3%)과 영풍(000670)(11.8%) 2곳뿐이었다.

기업별로도 해운업, 운송 등의 차입금의존도가 심각했다.

SK(003600)해운의 차입금 의존도가 무려 86%에 달했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각각 77.8%, 70.8%에 달해 경기 침체기에 있는 해운3사가 나란히 ‘최악의 3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대성산업(70.4%) → KT렌탈(69.6%) → 대한전선(68.2%) → 무림페이퍼(61.6%) → 포스코플랜텍(61.5%) → 한국가스공사(61.4%) → 삼선로직스(60.0%) 등이 해운 3인방과 함께 ‘톱10’을 형성했다.

반면 현대홈쇼핑(057050), GS홈쇼핑(028150), 에스원, 남양유업, 엔씨소프트(036570), 신세계푸드, 강원랜드, 한전케이피에스, 유한양행, 아이마켓코리아, 신도리코, 대덕전자, 덕양산업, 한국니토옵티칼 등 14개사는 차입금이 전혀 없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켐텍, 에코플라스틱, 현대그린푸드, 대교, 제일기획, 한국전력기술 등 7개사는 1%미만, 삼성SDS, S&T중공업, 경동도시가스, 빙그레, 부산도시가스, 서울도시가스등 6개사는 2% 미만, 아모레퍼시픽, KT&G, 아세아시멘트 등 3개사는 3% 미만으로 차입금이 아주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