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09.09.02 08:08:16
실적·주가 고공행진 당분간 이어질 듯
환율 리크스 상존..밸류에이션은 부담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현대자동차(005380)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과 주가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실적개선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율이나 각국의 판매부양책 중단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면서도 현대차의 상승 기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두달동안 60% 가까이 급등했다. 특이 전날 7% 넘게 급등하는 등 최근 사흘동안에만 10% 가량 올랐다.
이같은 주가움직임은 경기침체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현대자동차가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호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지난 8월 한달간 5만71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보다 15.7% 늘어난 수치로, 지난 5월에 기록한 역대최고치(5만487대)를 석달만에 갈아치웠다. 인도법인도 8월 한달간 총 4만9521대를 판매, 법인 설립 이래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중국법인은 연 60만대정도 생산할 수 있는데 한달에 5만대를 팔았다면 풀가동한 셈"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미국시장 점유율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무파업에 따른 본사 손익 개선, 해외공장 판매 호조 및 기아차(000270) 턴어라운드에 따른 지분법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10만6000원에서 14만6000원으로 상향했다.
영업환경을 둘러봐도 별다른 리스크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단 판매지표상으로는 내년 1월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자동차판매가 급감한 탓에 기저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영업환경도 현대차에 우호적이다. 수익성의 최대변수인 환율도 안정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1200원 중반대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쟁차종인 일본차의 가격경쟁력과 관련, 원-엔 환율 추이가 중요하다"며 "2007년에 100엔당 750원에서 800원에서 움직였는데 현재는 1300원정도로 국내업체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투싼, YF쏘나타 등 신차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원가경쟁력이 뛰어나 수익성을 높여줄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각국이 폐차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부양책을 사용해 향후 수요를 미리 앞당긴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화진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현대차의 호황은 좀 더 길게 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긴 해도 이익증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수관점을 유지해도 될 만한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의견도 있었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보조금 정책 효과가 맞물린 지난 8월이 실적개선세나 주가추이 측면에서 정점이었을 것"이라면서 "주가가 꼭지에 다달았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 조정을 위한 핑계를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