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테크 SaaS 만든 아모레퍼시픽 "30여 브랜드에 AI 확산 비결이죠"
by임유경 기자
2024.08.14 06:34:10
노치국 AI솔루션팀장 인터뷰
브랜드가 원하는 대로 AI 서비스 구성 가능
AWS 프로토타이핑 프로그램 도움 받아 완성
브랜드 해외 진출에 도움 기대
AI 뷰티카운셀러도 곧 출시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30여 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형 뷰티테크 플랫폼(Beauty tech as a Service) 자체 개발했다. 피부 측정, 진단부터 제품 추천까지 AI를 접목하려는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브랜드들은 뷰티테크 플랫폼으로 AI를 접목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AI 진단을 기반으로 상담할 때 구매전환율이 50%에 이른다고 느낀다는 매장 직원들의 평가가 나올 정도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공략을 위한 핵심 무기로도 뷰티테크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노치국 아모레퍼시픽 AI솔루션팀장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뷰티테크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AI 기능 필요로 하는 브랜드에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AI솔루션팀은 30명 규모로, 그동안 피부진단, 리뷰 분석 등 요소 기술로서 브랜드에 AI 기술을 제공해 왔는데, 아예 클라우드 기반 SaaS형 서비스로 개발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룹 내 브랜드만 30개가 넘는데 모든 브랜드가 빠르게 AI를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려면 SaaS 플랫폼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는 설명이다.
SaaS 형태로 서비스를 구성하면서 신규 기능 추가는 브랜드의 해외 진출 지원도 용이해졌다. 그는 특히 뷰티테크 플랫폼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들의 글로벌 진출에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 팀장은 “이미 일부 브랜드에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뷰티테크 플랫폼 덕을 톡톡히 봤다”며 “앞으로 더 큰 시장인 북미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다인종을 측정 기술 개발 등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노 팀장과의 1문 1답이다.
피부를 진단, 추천부터 리뷰 요약 분석까지 AI 기술이 모두 들어간다. 우리팀은 그동안 요소요소 필요한 AI 기술을 개발해 왔고, 최근엔 이를 망라해 뷰티테크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또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뷰티카운셀러를 콘셉트로 대화형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 서비스에 물어보면 피부에 대한 정보을 얻고 고민도 해결하고 적절한 추천도 받을 수 있해 구성했다. AI 솔루션팀은 30명 규모다.
브랜드 니즈는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서 바뀌는데 우리가 그때 그때 시간과 비용과 들이면 효율적이지가 못하다. AI 기능 필요로 하는 브랜드에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SaaS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플랫폼 개발은 2022년에시작했는데, 완성까지 1년 걸렸고 작년 2월에 라네즈에 먼저 도입했다. 이후 에스트라, AP뷰티 브랜드 등이 벌써 도입했다. 빠른 확산은 ‘파트너 센터’ 구축 덕분이라고 본다. 파트너 센터에서 브랜드들은 원하는 기능과 구성을 선택하기만 하면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다. 원래 일반적으로 개발하면 몇 개월 걸려서 기획하고 요구사항 분석하고 개발해야 하는 데, 파트너 센터를 이용하면 6~8주 안에 서비스 하나가 만들어진다.
피부 측정, 진단, 제품 추정 부분에 모두 AI가 들어간다. 측정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카메라로 고객의 얼굴 사진을 찍어서 이뤄지는 데 실제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측정 기구인 ‘전안기’ 대비 87% 정확도를 확보하는 데 AI가 큰 역할을 했다. 연구소가 보유한 수만 장의 임상 사진을 AI 모델에 학습시켰는데, 사진 마다 홍반이나 주름, 색소침착 같은 특징을 일일이 레이블링했다. 또 모바일 기기 카메라의 특상 생길 수 있는 변수도 모두 학습시켰다.
또 진단은 측정 데이터와 문진 결과를 종합해 고객의 피부 타입을 정의하는 과정이다. 역시 연구소와 함께 48가지 피부타입을 정의했고,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매칭하는 데 AI기술을 활용했다. 제품 추천은 진단에 근거해서 제공되는데, 제품의 효능 혹은 원료에 기반해 제품이 소구하고자 하는 포인트 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고객의 피부 타입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식으로 AI 추천 알고리즘이 굉장히 깊게 들어갔다.
8주간 AWS 프로토타이핑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서도 레퍼런스가 없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런 플랫폼을 만든 것이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피부 진단, 리뷰 서비스, 추천·검색 플랫폼이 다 조합되서 최종적으로 플랫폼 형태 서비스로 나와야 하는데 이런 생각의 흐름을 이끌어 가면서 비즈니스나 시스템 로직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뷰티테크 플랫폼으로 AI 서비스를 브랜드의 다양한 채널에 접목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매장 직원들이 체감했을 때 구매전환률이 50%까지 올라갔다는 의견을 주신다. AI 측정·진단·추천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근거를 가지고 상담하게 되니까, 짧은 시간 안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라네즈를 통해서 이미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에 작은 성공을 거뒀다. 이제 북미까지 진출해야 한다. 피부는 인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인종을 측정할 수 있도록 측정 기술 연구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은 내부의 브랜드와 채널에 도입을 지원하고 글로벌 확장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사업 계획은 없다. 하지만, AWS 마켓플레이스 등에 입점해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도 충분히 경재력 있다는 생각은 든다. 우리 뷰티테크 기술을 손쉽게 연동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임팩트가 있는 저 디지털 혁신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는 이미 완성으로 돼 있다. 생성형 AI 모델이 피부진단을 해줄 순 없기 때문에 우리 나름대로 기술 개발을 많이 했다. 우리가 보유한 지식들 특히 비정형 데이터로 된 정보를 AI가 읽어들일 수 있도록 잘 모으고 전처리하는 과정을 오래 거쳤고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해 우리가 보유한 로컬 지식들을 불러오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렇게 모아온 정보를 가지고 GPT 4.0을 가지고 말을 만들어 봤는데, 썩 나쁘진 않았지만 뷰티카운셀러라고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서 중간에 우리가 파인팅튜닝(미세조종)한 모델을 집어넣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완성했다.
브랜드가 원하는 곳에 모두 붙일 수 있다. CS가 가장 먼저일 것 같다. 어디든 QR 코드만 하나 있으면, 고객이 휴대폰으로 찍었을 때 이 챗봇이 나오게 할 수 있다. 또 오프라인 매장 키오스크에 넣고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브랜드·채널의 성공을 지원하는 조직이고 비즈니스의 혁신이 우리의 혁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브랜드와 채널이 개인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우리의 핵심 가치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뷰티테크는 개인화 서비스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