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디지털 학습격차 해소에 남양주시 공직자들 '최일선'

by정재훈 기자
2021.11.04 07:38:02

시장 및 5급↑ 공무원 등 참여 15억원 마련
지난해 4월부터 7102명에 노트북 등 지원
337가구 가정에 온라인 학습 공부방 구축
''1대1 학습지원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까지

[남양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민선7기 남양주시의 시정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다.

시는 심각한 사회 문제인 양극화 해소와 시민 삶의 질 향상 등 복지정책은 물론 지난 2월에는 남양주시복지재단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시기·연령·계층 별 복지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통합 돌봄서비스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시가 특별히 관심을 쏟는 분야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넘어 공존으로 가는 ‘위드(With)코로나’ 시대에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 대한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책이다.

지난해 4월 조광한 시장(왼쪽) 조손가정에 학습용 스마트기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트북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남양주시 제공)
온라인 학습이 일상화되면서 집과 학교에서의 교육현장은 급격히 변화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겪게 되는 디지털 학습격차다.

시는 이들이 처한 환경과 수요를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지원책 마련을 고민했고 지난해 4월부터 노트북 등 학습용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조광한 시장을 시작으로 한 공직자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부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5급 이상 공직자들의 자발적 모금과 각 기관·단체의 후원금 15억 원과 예비비 4억 원으로 사업비를 마련해 취약계층 학생 2852명에게 온라인 수업에 적합한 노트북 2349대와 태블릿 PC 503대의 학습용 스마트 기기를 제공했다.

인터넷 통신비와 양질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함께 지원해 자기주도 학습 능력도 갖추도록 했다.

단발적 지원에 그치지 않기 위해 관련 제도도 마련했다.

지원사업 내역.(표=남양주시 제공)
초·중·고교 학교장 및 지역 아동센터장과 간담회와 학부모 설문 조사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남양주시 학습용 스마트 기기 등 지원 조례’를 마련한 것.

또 올해 6월과 9월에는 조례 개정을 통해 각각 중고생 2~3학년과 만 18세 이상 재학생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공백도 메웠다.

올해는 3월부터 1차 신청을 받아 지난 7월까지 초등학생과 중·고교 입학생 270명에게 스마트 기기를 지원했다.

8월에는 2차로 선정한 1890명을 지원키로 했는데 이때부터 지원 대상을 초·중·고 재학생 전 학년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 만 18세 이상이더라도 재학생이면 신청이 가능해진 3차에는 290명이 선정됐고 다음 달부터 기기 배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진행한 사업 만족도 설문 조사에서 설문 참여자의 약 99.9%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지원을 받은 한 학생은 “인생 처음으로 노트북이 생겨 원격 수업을 편하게 들을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휴대전화로는 수업받기 어려웠는데 무상으로 노트북 지원을 받아 드디어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수업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광한 시장은 “코로나 시대의 교육 환경에서는 학습을 위한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는 공공재나 마찬가지”라며 “원격 수업에 필요한 기기가 없어 발생 되는 학습 환경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최대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남양주시 제공)
코로나19는 공부할 공간이 없는 취약계층 가정에 더 큰 고난이다.

아이들은 책상도 없어 거실에 누워서 또는 밥상이나 식탁에 불편하게 앉아서 공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어려움을 정확히 짚어 낸 남양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및 남양주시복지재단과 함께 저소득층 가구에 ‘온라인 학습 공부방’ 조성을 추진했다.

사업비는 남양주시복지재단의 예산과 시민·사회단체의 후원금을 통해 확보했고 현재까지 337가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137가구, 복지재단 200가구)의 아이들에게 책상과 옷장·침대 일체형의 LED스탠드 책상 세트 등을 지원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자발적인 시민 후원과 지역 사회단체 및 시의 협력으로 이뤄내고 있다는 점은 민-관 협치의 모범사례로 손꼽을 만하다.

학생과 이야기하는 조광한 시장.(사진=남양주시 제공)
남양주시는 ‘2021 경기도 일자리 정책마켓 공모사업’에 선정돼 올해 5월부터 취약계층 초·중·고교생 80명에게 ‘1대1 학습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주로 집에만 머무는 학생들에게 6개월간 주 1~2회 수준별 학습지도와 학업컨설팅을 제공하고 동시에 시에서 지원한 학습용 스마트 기기 활용에 대한 점검과 지도를 병행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계 종사 경력자와 교육 관련 학과 졸업자 20명을 교육 플래너로 채용해 고용 위기에 봉착한 프리랜서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지원을 받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듣는 데 자신감이 생겼고 성적도 좋아졌다”,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돼 큰 도움이 됐다”는 등의 긍정적인 소감을 전했다.

조광한 시장은 “요즘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지자체가 나서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책임감 있고 더 세심히 챙겨야 한다”며 “남양주시는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불평등 없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