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vs학과]경쟁률은 외대 영미문학, 취업률 이대 영문 우위

by신하영 기자
2020.11.07 08:43:00

수시모집 경쟁률 외대 14대1, 이대 10대1
정시 지원 가능 커트라인 외대·이대 283점
정시입학성적 백분위 70%컷 이대 4점 높아
대학원 진학 많은 이대 취업률 산출서 유리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사진= 각 대학 홈페이지


이화여대(이대) 영어영문학과와 한국외대(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는 유사한 커리큘럼으로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외대 EICC(구 영어통번역학과)가 통번역에 초점을 둔 데 비해 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는 △영국문학기행 △영어연극연습 △영국희곡 △영미문화사정 △미국소설 △영미 시 등을 주요 커리큘럼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미권 문학을 전공하는 이대 영어영문학과와 비슷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것.

6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이대 인문계열 통합선발(영어영문학과 포함)과 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의 최근 3년간 정시 평균 경쟁률은 서로 비슷한 수준이다. 외대가 3.8대 1, 이대가 3.7대 1로 외대가 근소한 차로 앞섰다. 이대는 2018학년도부터 영어영문학과를 포함한 일부 인문계열 학과를 통합 선발하고 있다.

수시 경쟁률에서도 외대 경쟁률이 이대보다 높았다. 2020학년도 수시 경쟁률(정원 내 기준)은 외대가 14.2대 1, 이대가 10.2대 1이다. 외대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이 무려 30.6대 1에 달하면서 전체 수시 경쟁률 상승을 견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외대 논술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의 경우 수능 2개 영역 등급 합이 4인데 비해 이대는 3개 영역 등급 합이 5로 이대 수능최저기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외대 지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수능최저기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선 이대(미래인재전형)가 8.8대 1, 외대 8.4대 1로 이대가 조금 높았다. 상대적으로 수능에 강점을 가진 학생은 이대를, 면접 경쟁력을 갖춘 학생은 외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 학종은 서류 100%를 반영하고 있지만 외대는 2단계에서 서류 70%, 면접 30%를 반영한다.

임 대표는 “이대는 수능최저기준에 대한 부담감이, 외대는 면접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수능에 경쟁력이 있다면 이대를, 비교과활동을 통한 면접 경쟁률을 갖춘 학생은 외대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했다.



2020학년도 정시 지원 가능 커트라인은 외대·이대 283점으로 같았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양 대학의 정시 지원 커트라인은 2018학년도만 해도 이대 281점, 외대 279점으로 근소하게 이대가 앞섰다. 하지만 2019학년도에는 각각 284점, 283점으로 좁혀지더니 올해는 283점으로 동일했다.

반면 2020학년도 입학성적은 이대가 외대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포털에 따르면 2020학년도 정시 입시결과 수능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합격자 70% 컷)은 이대가 94.17점으로 외대(90점)보다 약 4점 높았다. 임 대표는 “이대 정시합격선이 높은 이유는 인문계열 통합선발로 학과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이라며 “경영·경제 등 상대적으로 선호도 높은 사회과학계열로도 진학이 가능하기에 비교적 성적 우수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학종과 교과전형에서도 이대 입학생들의 등급이 다소 높았다. 2020학년도 이대 학종(미래인재전형) 입학생의 석차등급 70% 컷은 3.6등급, 외대는 4.3등급이다. 이대 교과전형(고교추천전형)의 석차등급 70% 컷도 1.6등급으로 외대(1.9등급)보다 0.3등급 높았다.

최근 3년간 졸업생 평균 취업률은 이대가 외대를 앞섰다. 이대 영어영문학과 취업률은 70.3%, 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는 58.5%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9년 기준으로는 이대가 72.2%, 외대가 61.6%로 차이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의 경우 97명의 졸업생 중 70명이, 외대는 73명의 졸업생 중 4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다만 이대 대학원진학률이 외대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취업률은 졸업생 중 대학원 진학자를 제외한 취업대상자 가운데 실제 취업 학생 비율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대학원 진학률이 높을수록 취업률 산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이대의 경우 최근 3년간 대학원진학률이 평균 22.2%나 됐다. 졸업생 10명 중 2명 이상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반면 외대의 3년간 대학원진학률은 10%로 이대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올해 이대는 졸업생 127명 중 23명(18.1%)이 대학원에 진학한 반면 외대는 79명의 졸업생 중 5명(6.3%)만 진학했다. 대학원 진학률을 감안하면 양 대학의 졸업생 취업률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중도탈락률은 외대가 이대보다 높았다. 최근 3년간 중도탈락률 평균은 이대가 1.4%, 외대가 3.1%다. 중도탈락률은 재학생 중 미등록·미복학·자퇴생이 많을수록 상승한다.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 비율이 포함돼 있어 재학생 만족도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정시·수시 경쟁률 현황(자료: 종로학원하늘교육, 그래픽=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