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봉합]④1년 400명, 4000명 둔갑…사태 키운 가짜뉴스
by안혜신 기자
2020.09.07 00:11:00
실제 이해 당사자 수 적어 가짜뉴스 쉽게 받아들여
관련 발의된 법안 많아 `카더라` 뒤섞이며 혼란 가중
정부 고발에 흥분한 의사들, 사실 과장해 퍼뜨리기도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1년에 4000명 의사 증원 중단하라’ ‘시민단체 추천형식 입학은 현대판 음서제다’ ‘공공의대 인력의 3할을 서울·경기에 배치한다’
모두 이번 공공의대 정책과 관련된 잘못된 사실에 기반한 이른바 가짜뉴스다.
| 정부 추진 의료 정책 관련 대표적인 가짜뉴스와 사실 |
|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의대 인력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등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의대생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했던 의대 인력 증원은 1년에 400명, 10년이라고 해도 4000명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의사 인력이 증원되더라도 영향을 받는 이해 당사자 수 자체가 워낙 적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은 의대 구조와 정책에 대해 깊게 알지 못했고, 일부에서 잘못 이해하고 가짜뉴스를 전달해도 아무런 여과 없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에 나서면서 흥분한 일부 전공의들 역시 사실을 과장되게 퍼뜨리기도 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고, 업무개시명령을 미이행 한 전공의와 전임의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전공의를 잡으러 병원에 들이닥쳤다’는 허위 뉴스가 퍼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역시 경찰과는 전혀 상관없이 보건복지부가 병원 내 집단휴진에 따른 미근무 인력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것에 불과했다.
공공의대 문제가 국민적인 이슈로 자리하다 보니 관련 법안도 다수 발의되면서 혼란을 더했다. 무소속인 이용호 의원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이용호안’과 ‘김성주안’으로 불리는 공공의대 설립 법안을 발의했고, 국회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역시 ‘창원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관련으로 발의된 법안이 많다 보니 각 법안의 내용이 뒤섞이고, 발의만 된 상태의 법안을 이미 확정된 것처럼 여기는 등 일명 ‘카더라’가 난무한 것..
국회에 보건복지부, 여기에 의과대학이 걸려 있는 문제다 보니 대학을 총괄해 관리하는 교육부까지 엮이면서 가짜뉴스는 마치 사실처럼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에 정부는 이례적으로 아직 청원이 진행되고 있는 ‘공공의대 정책의 완전한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잘못된 사실을 반박하는 설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복지부는 “아직 관련 법률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짜뉴스를 제작·유포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