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혈관 스텐트 한우물 30년,세계시장 석권한 강소기업

by류성 기자
2019.06.19 07:00:00

박진형 엠아이텍 대표 인터뷰
비혈관 스텐트 세계4위 글로벌 의료기 강자
일본,프랑스,독일 시장 점유율 20% 돌파
스텐트 인허가 품목 3000여종,300개 제품 제조,판매

[평택=이데일리 류성 기자] “30년 가까이 비혈관 스텐트 한우물만 파고있다. 의료기기 선진국인 프랑스,독일,일본 시장에서도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다국적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제는 비혈관 스텐트를 기반으로 종합 의료기기 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비혈관 스텐트 분야 세계시장 10%를 점유하고 있는 엠아이텍의 박진형(사진) 대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수 있게 된 비결로 ‘한우물 파기’와 더불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유연한 경영전략을 손꼽았다.

실제 엠아이텍은 비혈관 스텐트 분야 세계1위 업체인 보스턴사이언티픽과 제휴를 맺고 일본 시장공략을 위해 연합전선을 펴고있다. 보스턴사이언티픽과 일본에서의 연합전략으로 엠아이텍은 일본 비혈관 스텐트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다.

일본시장은 자동화 설비로 양산하는 보스턴사이언티픽 제품보다 제조과정에서 마무리를 수작업으로 하는 엠아이텍 제품에 대한 일본인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특성을 간파한 결과다. 일본시장에서 보스턴사이언티픽은 영업을, 엠아이텍은 제품공급을 각각 전담하는 제휴형태다.

반면 미국에서는 세계1위 내시경 업체인 올림푸스와 손을 잡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비혈관 스텐트를 몸안에 삽입해야 하기에 올림푸스로서도 시너지를 예상하고 엠아이텍과 공동전선을 펴고있는 것이다.

비혈관 스텐트는 암등 여러가지 병이 발생하면서 식도,내장,혈관 등이 좁아지는 경우에 삽입해 개통을 원활하게 하고 증상을 치료하는 체내삽입형 의료기기다.

엠아이텍(179290)은 국내 비혈관 스텐트 시장에서도 34%를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 1위 업체다. 일본을 비롯 프랑스, 독일, 미국,중국 등 세계 7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세계 4위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엠아이텍이 거둔 매출 300억원 가운데 수출에서 50억원을 벌어들였다.

“비혈관 스텐트 세계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수준이다. 시장 규모가 작지도 크지도 않은 덕에 글로벌 거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입을 못하고 있다. 강소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할수 있는 최적의 사업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박대표는 강소기업들이 지속적인 생존을 하는데 있어 제품 경쟁력이 필수적이지만 무엇보다 시장규모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규모가 크게 되면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난 강소기업이더라도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운 글로벌 거대기업들에게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비혈관 스텐트 시장보다 10배가량 큰 혈관 스텐트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담도,식도,기관지 스텐트 등 3개 신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완료해 라인업을 대폭 보강했다. 일본에서도 조만간 담도,대장 스텐트를 추가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중국은 주요 병원들에게 대한 직접 영업망을 강화해 영향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박대표는 “30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엠아이텍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제품 종류를 폭넓게 확보하고 있어 환자마다 필요로 하는 서로 다른 스텐트의 규격과 사이즈를 공급할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산 시스템에 의존하는 경쟁사들은 제품 라인업이 단순한데 비해 엠아이텍은 스텐트 생산의 마무리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규격의 제품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엠아이텍은 스텐트 제조 마무리 공정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금속 소재인 니티놀로 그물망을 만드는 작업을 숙련된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이 회사에서 이 작업을 전담하는 기술자만 10여명에 이른다. 스텐트는 몸속에 삽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물망 작업을 할때 니티놀 선을 끊지 않고 한 선만으로 엮어야 하는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된다. 엠아이텍은 니티놀을 손으로 엮어서 제조하는 방법에 관련한 특허만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박대표가 요즘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신제품은 비만환자에게 사용될 비혈관 스텐트다. 이 스텐트는 음식조절을 하지못해 과식하는 비만환자들의 위장과 소장 사이에 넣게되면 음식물을 몸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되게 만든다. 매년 음식조절을 하지못해 100만건 이상 위절제술이 시술되고 있는 중남미가 1차 타겟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데 인허가 과정을 거쳐 오는 2021년부터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박대표는 내다봤다.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될 비만 스텐트는 글로벌 시장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Now or Never.’ 박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인생철학이자 경영방침이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할수 없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매순간 최선을 다할때 성공은 따라오는 것”이라며 “이런 절박함이 의료기기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던 엠아이텍을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수준으로 자리하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비뇨기 쇄석기, 의료용 미용기기, 혈당측정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텐트 한우물을 파면서 키워온 기술력과 역량을 이제는 확대, 적용해 제2의 도약을 일궈내야할 시점이다.”

박대표는 앞으로 10년이내 엠아이텍을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기는 종합의료기기 회사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