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하기 어려운 시장구조, 암호화폐 가격 올린 원동력이었다"

by이정훈 기자
2018.11.08 06:56:04

왕 천 웨이 호주 퀸즈랜드대 교수, 재매각옵션 가설 주장
"샀던 가격보다 높게 팔 수 있다는 희망이 가격 끌어올려"
암호화폐 가격-거래량-변동성 유의미한 상관관계 발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격 하락에 베팅하기 쉽지 않은 암호화폐시장 구조가 암호화폐 가격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Tether)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리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시했었던 왕 천 웨이 호주 퀀즐랜드대 재무학 교수는 최근 내놓은 암호화폐 가치 분석 보고서에서 “만약 암호화폐 하락에 베팅하는 게 훨씬 더 쉬웠다면 많은 암호화폐 가치가 제로(0) 가까이 내려갔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3년 호세 세인크먼과 웨이 시옹 교수가 내놓은 재매각 옵션 가설(resale option hypothesis)을 인용, 가격에 대한 상당한 불일치와 자산 매도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때 그 자산시장에는 낙관적인 시장 참가자가 우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 암호화폐시장에서 이런 요건들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자산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가 쉽지 않을 때 투자자들은 매수 포지션을 선호한다는 식이다. 웨이 교수는 “우리가 샀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다른 누군가에게 팔 수 있다는 희망이 암호화폐 가격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코인(XRP) 등 주류 코인 7개를 분석한 결과, 거래 가격과 거래량, 가격 변동성 사이에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그는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며 이는 투기적 행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 선물의 도입이야 말로 비트코인에 대한 실질적인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웨이 교수는 “이론적으로 매도 수단이 등장하고 나면 해당 자산의 재매각 옵션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