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목소리에 따라 아이들 '학업 성적'이 바뀐다?
by이순용 기자
2017.09.09 06:10:34
학업 집중력 및 이해도, 교사의 목소리에도 영향 받아
교사, 과도한 목소리 사용으로 음성질환에 무방비 노출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교재나 실습, 학습방법 등 학습능력 진취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준비하는 교사들이 분주할 시기다. 이 때 교사 자신의 목소리 또한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의 목소리가 학생의 집중력 및 이해도 등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교육자의 목소리에 따라 아동의 구어 처리 능력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아동에게 정상음성, 허스키하거나 떨리는 음성으로 같은 구절을 들려줬을 때 정상 음성으로 말한 구절의 이해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즉 교육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떤 목소리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좌우된다는 점이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쉰 목소리나 떨리는 목소리 등은 교사들이 자주 겪는 증상 중 하나로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의 음성질환 신호”라며, “대다수의 교사들이 앓고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방치할 경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목소리 남용·억지발성 등… 교사 목소리 건강 빨간 불!
음성질환은 교사에게 피하기 어려운 ‘직업병’에 속한다. 학습을 위해 장시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거나 혹은 훈육 시 큰소리를 내는 등 상시적인 성대 혹사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목소리 이상을 겪었던 이들이 4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음성 문제가 교사 개인의 삶의 질뿐 아니라 수업의 질로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교사 목소리가 아이들의 구어 처리능력에 대해 조사한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107명의 아동에게 정상음성과 경도, 중도의 부전실성증(부분적으로 소리가 나지 않는 등 정상적인 목소리가 나지 않는 상황)으로 구절을 들려줬을 때 정상 음성으로 들려준 구절에서 정보처리능력이 평균 3.6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경도, 중도의 부전실성증의 경우 3.0과 2.8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즉 음성장애가 아동의 구어처리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정 등으로 이러한 음성 장애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성대결절을 비롯한 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 중 성대결절은 교사가 겪는 대표적인 음성질환으로 지속적인 목소리 사용이나 무리한 발성이 계속되면 성대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성대점막이 두꺼워져 발생한다. 이때 성대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쉰 목소리가 나게 되며 심한 경우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갑자기 고함을 치거나 억지로 낮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경우 발생하는 성대폴립도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음성 혹사가 반복되면 성대 점막 안쪽에 출혈이나 부종이 나타나 종기가 되는데 이로 인해 쉰 목소리는 물론 목의 이물감이나 기침, 심한 경우 호흡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 음성질환 관리의 첫걸음은 ‘성대 안정’… 평소 생활 습관 중요
이처럼 교사들은 음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직업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평소 목소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더불어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훈련 또한 필요하다.
먼저 쉰 목소리나 떨리는 목소리, 목의 통증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음성질환의 경우 잘못된 발성습관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치료 기간이 소요된다.
다만 학기 중 바쁜 일정으로 장기간 치료가 어려울 경우에는 질환에 따라 보톡스나 필러 등을 활용한 주사 시술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는 증상 개선에 가깝다. 또한 교사들은 직업 상 꾸준히 목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심할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수술치료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안철민 원장은 “음성질환은 성대의 피로도가 누적되어 발생하므로 증상이 나타날 때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물을 자주 마시고, 마사지를 통해 성대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