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6.11.14 06:00:47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소득자 과세 강화 이뤄져
과표 3억원 초과 고소득자 실효세율 30%.. 세부담 편중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이 3억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7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자증세를 단행하면 세부담 편중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4일 ‘부자 증세와 세부담 누진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소득세 결정세액 중 과세표준 3억원 초과의 고소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며 “고소득자에게 세부담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종합소득 고소득자(과세표준 3억원 초과자)의 실효세율은 30.2%로 과세표준 3억원 이하 소득자 실효세율 10.1%의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근로소득 고소득자의 실효세율은 30.0%로 이외 소득자 실효세율인 4.3%의 7배 수준으로 분석됐다. 고소득자의 실효세율은 2012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소득세에서 고소득자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21.1%인데 반해 결정세액 비율은 44.4%로 2배 이상 높아 소득비중에 비해 소득세 납부 비중이 2배 이상 크다는 지적이다. 근로소득 역시 고소득자의 소득 비중이 2.2%인데 반해 세액 부담 비율은 13.3%로 소득에 비해 세부담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소득자의 세부담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소득세율을 인상할 경우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편중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소득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할 경우 지방소득세와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의 사회보장기여금까지 고려하면 3억원 초과 소득분에 대해서는 절반(48.9%)을 세금(명목 세부담)으로 납부해야 한다.
한경연은 현재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소득세 최고세율 35.9%보다 2.1%포인트 더 높다고 분석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왔다”며 “특히 2012년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8%로 3%포인트 인상하면서 OECD 평균 수준보다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세율 인상과 과세표준 구간 확대 등을 통해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왔다. 2012년에는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했고, 세율도 기존 35%에서 38%로 인상했다. 이어 2014년에는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과세 부담을 강화했다.
한편 한경연은 “증세 논의가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개편과 세율 인상에만 집중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회복하려면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체계를 정비해야 하는데 고소득자와 같은 일부 특정 대상에 대한 증세만으로 재원마련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현재 소득세 중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이 48%를 넘어서고, 사업소득자의 과세 비율이 70%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할 때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와 자영업자 과세표준 조정 등을 통해 세원을 확대하는 것이 세수 확보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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