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민정 기자
2016.08.22 07:32:35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 축사에서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대목이다.
2010년부터 우리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헬조선’은 ‘지옥같은 사회여서 희망이 없는 나라’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면 결혼을 앞둔 미혼들은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경우에 ‘헬조선’이라는 의미를 실감할까?
미혼남성은 ‘결혼상대를 찾을 때 여성들이 너무 경제력에 집착하여 배우자감 찾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여성은 ‘외모를 과도하게 중시하는 현상을 접할 때’ 헬조선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사이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 남녀 512명(남녀 각 256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헬조선’이라는 의미를 실감할 때는 어떤 경우입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성은 응답자의 23.8%가 ‘여성들의 (배우자 조건으로서) 경제력 집착현상’으로 답했고, 여성도 똑같은 23.8%가 ‘외모 지상주의’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남녀 모두 ‘직장 업무 스트레스’(남 21.5%, 여 21.1%)를 들었다. 3위 이하는 남성의 경우 ‘내집 마련 요원’(19.5%)과 ‘취업난’(13.7%) 등으로 답했고, 여성은 ‘취업난’(18.4%)과 ‘금수저와 흑수저의 차이’(12.5%) 등을 지적했다.
비에나래 측은 “미혼남성의 경우 직장이나 집안환경 등이 좋지 않을 경우 배우자 찾기가 여의치 않은데 이럴 때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라며 “한편 여성들은 자신의 노력이 아닌 외모에 의해 과도하게 평가받는 데 대해 부당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표현하는데 대하여 어느 정도 공감합니까?”에서는 남성의 60.1%와 여성의 65.6%는 ‘별로 공감치 않는다’(남 45.3%, 여 38.3%)거나 ‘전혀 공감치 않는다’(남 14.8%, 여 27.3%)와 같이 헬조선이라는 표현에 ‘공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헬조선에 공감한다’고 대답한 비중은 남성 39.9%, 여성 34.4%였다. ‘매우 공감한다’(남 5.9%, 여 10.2%)와 ‘어느 정도 공감한다’(남 34.0%, 여 24.2%)로 구성됐다.
자세한 성별 응답순서를 보면 남성은 별로 공감치 않는다 - 어느 정도 공감한다 - 전혀 공감치 않는다 - 매우 공감한다 등의 순이고, 여성은 별로 공감치 않는다 - 전혀 공감치 않는다 - 어느 정도 공감한다 - 매우 공감한다 등의 순이다.
온리-유 측은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편”이라며 “아무래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직장이나 경제력으로 평가를 받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더 힘들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