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유가 급등 불구 혼조
by안승찬 기자
2016.03.08 06:58:58
'유가 바닥론' 힘 받으며 국제유가 5% 이상 급등..올들어 최고치
피셔 연준 부의장 "미국 물가 목표치 도달할 것"..금리 우려 여전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가 5% 이상 급등하며 에너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지만, IT주는 오히려 빠졌다. 전체적으로 시장의 힘이 강하지 않았다.
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7.18포인트(0.40%) 상승한 1만7073.95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77포인트(0.09%) 오른 2001.76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스닥 지수는 8.77포인트(0.19%) 내린 4708.2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1.98달러(5.5%) 오른 배럴당 37.90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40달러를 회복했다.
로이터의 보도가 결정적이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피라에너지그룹의 개리 로스 창업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OPEC 회원국들이 국제 유가의 균형 가격으로 배럴당 50달러를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OPEC 회원국들이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원하고 있고 이것이 국제 유가의 새로운 기준점(anchor)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는 “물론 배럴당 50달러가 OPEC의 공식 목표가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앞으로 OPEC 회원국들이 이 가격을 언급하게 될 것”이라며 “산유국들은 ‘50달러’를 시장의 기준점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OPEC 산유국이 결국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며 “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4개국의 생산 동결 합의에 이어 남미 산유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콰도르의 길라우메 롱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남미 산유국들이 오는 11일 에콰도르 퀴토에서 회동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가 참여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석유장관은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항공우주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유가에서는 모든 산유국이 산유량을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분명해졌고, 시장은 앞쪽을 내다보기 시작했다”면서 “원유 선물 시장은 강세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주식시장에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전미 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미국의 물가 상승을 위한 초기 향상을 목격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물가 목표 달성이 그리 멀지 않았다”면서 “유가와 달러 환율이 보다 안정됨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 목표를 향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가중 중요한 지표는 물가와 고용이다. 고용지표에 이어 뚜렷한 물가 상승 추세가 발견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의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rivateㆍ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 올랐다. 연준의 목표치 2%에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연준이 당장 이번달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이날 전미 실물경제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NABE)가 25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경제학자의 80%가 올해 최소한 한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상 횟수는 두번일 것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다. 39%의 경제학자들이 올해 연준이 두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4%는 금리인상이 한번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16%는 금리인상이 세번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3번 이상이라는 대답은 1%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는 올해 총 네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