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 성장률?..올해 2.7%도 글쎄

by이민정 기자
2015.10.24 09:00:00

[이데일리 이민정 하지나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GDP)이 예상치인 1.1%를 넘어 1.2%를 기록했다. 6분기 만에 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탈피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반전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 GDP가 한은의 전망치인 2.7%는 물론 정부 전망치 3%대도 달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대외교역 여건이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나아질 가능성이 낮으면서 정부의 GDP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분기 마이너스(-0.2%)로 주저앉았던 민간 소비가 3분기 1.1% 증가를 기록하며 성장률 상승을 이끌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해 부진했던 소비의 기저효과와 정부소비진작 정책이 효과를 봤다.

1분기 0.8%, 2분기 0.3% 성장률을 고려했을 때 4분기에 전기대비 성장률이 0.9% 정도만 나와도 작년과 비교한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 2.7%를 무단히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민간소비가 10월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감안하면 4분기까지 좋아질 것 같다”며 “올해 GDP가 한은의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메르스 기저효과는 4분기에는 사라진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수출 부진은 여전하다. 4분기 성장률을 이끌만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장은 분양시장 매매 등 부동산 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느냐에 달렸는데 실제 건설사들은 자체 사업에 선뜻 나서지 않는 등 부동산 경기를 좋지 않게 보기 때문에 4분기 내수 지표가 호조를 이어갈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지형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수출이 예년에 못미치고 4분기는 건설 비수기인 만큼 3분기 실적보다 나을 가능성은 적다”며 “한은의 전망치나 정부 기대치인 3%대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년 전망도 녹록치 않다. 앞서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3% , 한국은행은 3.2%로 제시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내수 부분에서 건설부분의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고, 중국 경기는 둔화되는데다 신흥국 성장 역시 내년 좋아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유럽도 최근 디플레 우려가 나오고 있어 수출 부문을 봤을 때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주요 민간 연구소 가운데 내년 3%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곳은 없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2.6%와 2.5%,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2%대 중반으로 잡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무디스 (2.5%), 노무라(2.5%), BNP빠리바(2.4%), 모건스탠리(2.2%)는 2씨티그룹(2.4%) 등 대체로 2% 초중반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구(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위해 하반기 강도 높은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할 경우 중국 경기 호조를 기대할 수 있고 우리 수출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 연구원은 “11월 전후로 중국에서 부양책이 나와서 효과가 나타나면 우리 경제, 수출, 성장률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3%대 성장률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