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냈다" 지방세포로 살 빼는 방법 韓 연구진이 제시

by강민구 기자
2024.07.01 08:03:30

KAIST, 비만·대사성 질환 제어 실마리 제시
단백질 활성화 통한 체지방 감소, 대사체계 재조정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지방세포를 지방세포 전 단계인 줄기세포로 변화(탈분화)시켰다. 지방조직의 물리적인 크기를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고, 지방세포 활성화에 따른 몸속 신진에너지 대사 변화를 통해 대사성 질환을 제어할 방법도 제시했다.

지방조직 특이적인 LATS12 결핍 생쥐를 통한 YAP-TAZ 활성화가 지방조직 크기에 끼치는 영향.(자료=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서재명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임대식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사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지방조직은 식사 후 여분의 칼로리를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 저장 창고 역할과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 역할을 한다. 이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우리의 대사 체계는 무너지고, 당뇨나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몸이 이 두 가지의 기능을 조화롭게 관장하는지 분자 수준에서 기전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재명 의과학대학원 교수(왼쪽)와 임대식 생명과학과 교수(오른쪽).(사진=KAIST)
연구팀은 히포 신호전달체계(다세포 생물 조직)의 얍타즈(YAP/TAZ) 단백질에 주목해 이 단백질의 지방세포 기능을 규명했다. 그 결과, 식사 유무에 따라 지방조직 안에 있는 얍타즈 단백질의 활성상태가 변하고, 해당 단백질 활성이 지방조직 크기를 직접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에너지소비나 포만감을 다루는 렙틴이라는 호르몬 생성에도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체 내에서 활성화된 얍타즈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라츠1(LATS1), 라츠2(LATS2) 유전자를 생쥐의 지방세포에서 결손시키자 얍타즈의 지속적인 활성은 지방세포를 줄기세포와 같은 세포로 변화(탈분화)시켰고, 지방조직의 물리적인 크기를 줄였다.

탈분화를 통한 체지방 감소는 에너지소비에 집중된 갈색지방의 활성화나 운동과 같은 방법과 차별되는 방법이다.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져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핵심 대사체계 조절 호르몬이다. 지난 30년 전에 처음으로 유전자 서열이 밝혀졌지만 분자 수준에서 생성 기전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새로운 기전을 규명한 것이다.

KAIST 관계자는 “지난 1994년 렙틴의 유전자의 서열이 밝혀진 뒤 렙틴 발현의 전사 조절 기전(DNA로부터 RNA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조절하는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의 압타즈의 활성 증가를 통해 혁신적인 비만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에 지난 5월 29일 자 온라인판에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