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사체 피하려다 중앙선 침범…1명 숨지게 한 20대, 벌금형
by이재은 기자
2023.09.08 07:45:19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치상…벌금 1000만원
맞은편 차량 80대 동승자 숨지고 운전자 등 부상
法 “불가피한 상황 아냐…초범·유족 합의 고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도로에 놓인 동물의 사체를 피하던 중 중앙선 침범 사고를 내 1명을 숨지게 하고 동승자들을 다치게 한 20대 운전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25)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9일 오전 8시 47분께 강원 원주시 교향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 오던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아 그랜저 뒷좌석에 타고 있던 B(80)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그랜저 운전자 등 3명이 다쳤다.
A씨는 ‘로드킬’ 된 동물의 사체를 피하고자 핸들을 꺾었고 중앙선을 침범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법정에서 “도로에 방치된 사체를 피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침범한 만큼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이상 공소기각 판결을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갑자기 뛰쳐나온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이미 방치된 동물 사체를 피하려다 중앙선을 침범하게 된 것이고 일출 이후 시간대였던 점 등을 볼 때 주의의무를 다했다거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로 운전자 등이 사상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초범이고 피해자 및 유족과 합의한 데다 동물 사체를 피해 운전하는 과정에서 난 사고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