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h SRE]효성, A+는 과하다

by하지나 기자
2013.11.13 07:00:00

[워스트레이팅]과도한 순차입금… 업황 불황까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SRE 워스트레이팅의 단골 후보였던 효성(A+ 안정적, A+↓)이 18회에서는 23표(20.72%)를 받으며 단숨에 8위로 뛰어올랐다.

효성은 10월 그룹과 총수 일가의 분식회계, 차명거래 등을 통한 대규모 탈세로 3600억원대 추징금까지 부과받았다.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이 효성의 분식회계와 추징금 때문에 효성을 워스트레이팅으로 꼽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효성그룹의 펀더멘털이 신용등급 ‘A+’에 맞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효성그룹은 이미 차입금 규모가 수익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커진데다 중공업 중심의 업황 불황까지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효성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6월 이미 효성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무엇보다 A+ 기업으로 과도한 부채비율이 문제로 손꼽힌다. 6월 기준 효성의 별도 부채비율은 185.5%이나 연결 부채비율은 379.0%에 이른다. 별도와 연결 모두 지난해 말 대비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순차입금 규모도 매해 증가하고 있다. 효성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3조1900억원에서 6월 3조2388억원으로 늘어났고 국내외 계열사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6352억원에서 2조9399억원으로 증가했다.

효성캐피탈의 부채도 1조7003억원에서 1조781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에만 순차입금이 4343억원 증가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11년 시황호조를 예상하고 섬유와 산자부문의 설비를 증설한 데다 중국과 베트남 공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증자, 신규법인 지분취득 등 출자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효성의 6월 기준 총 차입금 7조9597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은 3조2526억원에 이른다. 단기성차입금 중 상환부담이 낮은 4000억원 규모 무역금융과 수출채권매각금액 6000억원 등이 포함돼 실제 단기차입금 부담은 크지 않지만 최근 국세청의 탈세 조사가 ‘복병’이다. 국세청은 효성에 3652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효성 측은 이를 납부할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나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07년 이후 효성은 중공업부문을 중심으로 외형과 수익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효성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며 효성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공업 부문은 지난 2011년 이후 올 1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해왔다. 게다가 산자, 화학 부문의 이익창출력도 크게 하락했다. 2분기와 3분기에는 중공업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스판덱스 부문의 호조 등으로 실적이 개선세에 있으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 리스크가 크다.

특히 해외에서 이미지 추락으로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에서 사업도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SRE 한 자문위원은 “실적 저하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과도한 부채비율에 분식, 탈세 리스크까지 더해 펀더멘털 측면에서 A+ 기업에는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