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걱정 많은 사람이 머리도 좋다'

by김경민 기자
2013.02.28 08:06:18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흔히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오히려 머리가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러미 코플런 뉴욕 주립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불안과 긴장 증세를 뜻하는 ‘불안 장애’를 겪는 이들은 지능지수 IQ가 높고 의사전달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대뇌피질의 활동지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플런 교수는 “근심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개인과 사회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위험이 닥쳐도 이를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주장일지 모르겠지만, 걱정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조심하고 피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요즘 국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온통 근심투성이다. 지난해 증시 발목을 잡았던 ‘돼지들·PIGS(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가 겨우 가라앉는가 싶더니 이제는 ‘물고기·FISH(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가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 총선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네덜란드의 주택 경기 침체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네덜란드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FISH 국가들은 PIGS와 달리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큰 국가라는 점에서 걱정이 더하다.



여기에 미국 시퀘스터(자동예산감축) 관련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골칫거리다. 머리가 지끈거리긴 하지만, 알고 있는 재료는 그만큼 충격이 덜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세계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각국의 부양의지가 강한 점이 하단을 강하게 지지해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점도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경제지표 호조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부양 발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불안감에 당분간 증시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만, 너무 위축돼 있지 말자. 안개가 걷힌 이후를 기다리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아둘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