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계, `멀티브랜드 전성시대`

by정태선 기자
2003.10.08 08:40:00

NHN 네오위즈 다음, 서비스별 브랜드 도입..전문성 강조

[edaily 정태선기자] "하나의 브랜드에 딸린 제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브랜드가 가지는 위력은 약해지게 마련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고 제대로 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일은 마케팅의 핵심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략가 `알 리스`(Al Ries)가 최근 방한해 멀티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긴 말이다. 그는 만약 도요타가 `렉서스` 브랜드를 대형자동차(big car)를 나타내는 BC를 붙여 `도요타BC`라고 했다면 지금처럼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요타BC`와 같은 라인확장형 브랜드명은 기존 상품의 모방상품(me-too product)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날카로운 분석이었다. 이러한 마케팅의 조류를 반영하듯 포털업계가 앞다퉈 멀티브랜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멀티브랜드 전략은 포털업체들이 각각의 서비스에 대해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NHN(035420) 네오위즈(042420)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 등은 최근 자사의 서브 카테코리중 전략사업을 분리·독립시켜 새로운 브랜드로 속속 런칭하고 있다. NHN은 블로그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엔토이`를 독자 브랜드로 육성, 기존 주력사업인 게임과 검색에 이은 3대 핵심사업으로 키워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NHN은 검색서비스인 `네이버`와 게임서비스 `한게임`의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이미 톡톡한 재미를 봤다. NHN 김범수 공동대표는 "3M이 `포스트잇`을 생산했지만 소비자는 3M의 상품을 기억할 뿐"이라며 "검색 결과에 맞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실시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멀티브랜드의 효과를 설명했다. 또 "네이버와 한게임의 경우 각각의 브랜드를 훼밀리 싸이트로 연결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며 "서비스의 아이덴터티를 찾는 데도 멀티브랜드전략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네오위즈도 포털업계의 멀티브랜드 바람에 한몫하고 있다. 세이클럽내 게임서비스를 `피망`(pmang)으로 분리해 게임포털로 육성하고 있는 것. 네오위즈 측은 "세이클럽과 피망을 운영하는 하부 데이타베이스들은 함께 관리하지만 게임을 키워나가고 게임퍼블리셔로 전문게임포털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립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피망 브랜드 정착을 위해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더라도 각각의 사업을 특화시켜 나가는 데는 멀티브랜드가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네오위즈는 현재 서비스 중인 음악서비스에도 규모가 더 커지면 독립브랜드로 분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최근 다음쇼핑의 브랜드를 `d&shop`으로 바꾸고 전문쇼핑몰의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신규 서비스인 온라인 종합멀티미어서센터도 `큐브`라는 독립브랜드로 런칭했다.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 종합포털인 만큼 다음이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개별 서비스의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다. 또 사내벤처제도를 도입한 다음은 사업군별로 브랜드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성과제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속성장하고 있는 포털업계는 사업다각화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있는 사업군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전문성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멀티브랜드화 전략을 더욱 확대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