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4.10.11 05:30:00
10월 되자마자 반도체 3배 ETF 2260억원 순매수
테슬라 2배·美 장기물 3배 ETF도 서학개미 러브콜
"수익률 극대화…불확실성 속 단기 트레이딩 집중"
中 부양책에 차이나 3배 인버스도 인기…투자 주의 요구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엔비디아보다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 테슬라 대신 테슬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ETF.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이후 서학개미들이 고배율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뉴욕 증시도 변동성이 커지자 미국의 빅컷과 대선 등 이벤트를 맞아 단기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9일) 국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ETF로 집계됐다. 일명 ‘속슬(SOXL)’이라고도 불리는 이 상품을 서학개미는 약 2주간 무려 1억 6726만 6703달러(2260억원) 순매수했다. 이 ETF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DIREXION DAILY TSLA BULL 2X)’ 역시 4587만 5529달러(620억원) 사들였다.
특이한 점은 정작 반도체 투자심리를 지배하는 업종 대장주 ‘엔비디아’나 ‘테슬라’는 순매수 상위에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이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2억 4845만달러(3350억원) 순매도했고, 테슬라 역시 7912만달러(1067억원) 팔아치웠다.
시장에서는 개미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별 종목보다 2~3배의 고배율 레버리지 ETF에 주목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하반기 들어 엔비디아의 등락도 컸고, 테슬라도 작년보다는 지지부진했던 만큼,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큰 수익을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에 작은 수익이라도 극대화하려고 레버리지 ETF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8월에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9월에는 빅컷, 10월에는 중동 리스크,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보다 단기 수익률 올리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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