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시장 '통념'의 종식 [생활속산업이야기]
by노희준 기자
2024.03.23 09:00:00
⑨천편일률 탈피해 개인화되는 붙박이장
디자인, 내부구성, 도어 모두 달라져
3세대 수납시스템...개발기간도 2배
[한샘 홈퍼니싱상품1부 수납1팀 허진선 팀장] 얼마 전 후배의 청첩장을 받았다. 축하와 함께 담소를 나누다 예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후배 부부는 예물로 컴퓨터와 카메라를 준비했다고 한다. 보통 예물이라 하면 남자는 시계, 여자는 목걸이와 귀걸이 등이 일반적이지 않은가. 의아해서 다시 물어봤더니 부부 모두 액세서리에는 큰 관심이 없어 각자 가지고 싶은 물건을 예물로 골랐다는 것이었다.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과 함께, 개인의 기호에 따라 예물을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물처럼 당연한 사회적 통념들도 점차 개인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가장 중요한 혼수 중 하나가 장롱이었다. 집 한편에 장롱을 두고 이불도 보관하고, 옷도 개 두었다. 예전에 혼수로 해 온 자개장을 아직까지 애지중지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신혼부부들은 조금 더 개성적이다. 필요에 따라 장롱을 사용하거나, 침실에 붙박이장을 두거나, 드레스룸을 따로 만들어 두기도 한다.
‘붙박이’라는 단어처럼 모두 똑 같은 모습으로 그저 방 한 켠에 존재하기만 할 것 같은 붙박이장도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개인화가 이루어지는 단계다.
붙박이장, 드레스룸을 포함한 국내 수납 가구 시장의 규모는 약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약 13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의 중가 수납 가구의 비중이 60%로 가장 크고, 130만원 이하의 저가 비중이 30%, 400만원 이상의 고가 비중이 10% 정도다. 시장에서는 한샘이 약 30%의 점유율을 지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다른 브랜드를 모두 합친 점유율은 10% 정도다. 나머지 60%는 ‘사제’라 불리는 중소형 가구 공장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 붙박이장 하면 떠오르는 모습을 완성한 것은 한샘이다. 한샘은 국내 최초로 ‘서라운딩 마감 기법’을 적용했다. 붙박이장을 설치한 후 천장과 좌우의 빈 틈을 목재로 막는 기법이다. 한샘은 이전설치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사를 할 때 붙박이장을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져갈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한샘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수납물의 종류와 가족 구성원에 따라 ‘인텔리전트 수납 솔루션’을 제공한 것이다. 붙박이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상담을 통해 붙박이장 내부에 파티션을 넣거나 서랍형 수납 박스를 두는 등 솔루션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3세대 수납 시스템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시그니처는 국내 최초의 2m 폭 와이드장을 선보이는 등 ‘완벽히 새로운 수납 경험’을 모토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수납을 돕는 제품이다. 통상적인 수납 가구의 개발 기간은 3~6개월 가량이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1년 3개월 가량의 개발 기간이 소요됐다.
붙박이장은 외부에서 보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공간인 내부 구성에 따라 활용도가 크게 달라진다. 시그니처 붙박이장은 내부 구성을 국내 최다인 94가지로 출시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 된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디자인 역시 크게 달라졌다. 미드 브라운(Mid-Brown, 짙은 갈색)과 브론즈(Bronze, 구리색)를 핵심 컬러로 선정했고 나무와 금속, 가죽 질감을 구현한 표면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도어(Door)도 새로워졌다. 여닫이(Swing)와 미닫이(Sliding) 방식 외에도 문이 접히며 열리는 폴딩(Folding) 방식의 ‘인피니(Infini)’ 도어를 신규 출시했다.
앞으로 붙박이장이, 그리고 수납 시스템이 또 어떻게 변해갈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모든 집의 수납 가구가 같은 모습이 아닐 것이라는 것만은 확신한다. 더욱 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합리적인 수납 가구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 한샘 홈퍼니싱상품1부 수납1팀 허진선 팀장 (사진=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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