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호황` 대전 부동산시장, 올해도 이어질까

by박진환 기자
2019.03.12 07:01:00

1월 대전 아파트값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
지난해 갑천3BL아파트 평균경쟁률 241대1 1순위 마감
도안 아이파크시티 2500세대 공급 예정 분양시장 척도

대전 도안신도시 전경
사진=대전 유성구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매서운 꽃샘추위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전이 올해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은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1년 만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두자릿수 이상 오르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무색해졌다. 여기에 트램방식의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등 대형 개발사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또한번 요동치고 있다. 반면 서울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찬바람이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올해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한국감정원, 대전시,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1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지난 1월 대전의 아파트 평균가격은 2.23% 오르면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9·13대책의 영향으로 서울의 집값 상승폭은 0.05%로 둔화됐고, 전국 집값 역시 0.37% 떨어졌다.

대전의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은 서구 둔산동과 도안신도시, 유성구 도룡동 일원 등으로 지난 1년 동안 실거래 가격이 20% 이상 오른 공동주택 단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청약시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파트 투유,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이 30.3대 1인 반면 대전은 78.6대 1로 서울을 추월했다.

최근 10여년 동안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세종(40대 1)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특히 지난 수년간 대전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1순위 청약통장 계좌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지역의 1순위 청약통장은 5만 1079좌 증가하면서 5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7월 도안호수공원 3블록 분양 당시 대전에서는 1순위 청약통장 43만 5000여좌 중 35.5%인 15만 4931좌가 쏟아지며 평균경쟁률 241.3대 1을 기록, 일반공급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대전 아이파크 시티 조감도
그래픽=현대산업개발 제공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기에도 대전의 집값만 오르는 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 풍선효과와 함께 공급 부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를 피한 뭉칫돈이 대전으로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수년간 대전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교육과 교통 등 거주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신도심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달 대전 도안신도시에서 대규모 신규 물량이 예정돼 있어 올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 도안 2-1지구 A1·A2블록에 총 2560세대 규모의 대전 아이파크 시티를 이달 분양한다. 일반분양은 1960세대, 단기민간임대는 600세대 등이다. A1블록은 지하 2층~지상 34층 13개동 1254세대, 타입은 △84A 786세대 △84B 218세대 △104A 250세대로 구성된다. A2블록은 지하 2층~지상 35층 12개동 1306세대, 타입은 △84A 429세대 △84B 115세대 △104A 211세대 △104B 145세대 △122A 268세대 △145A 132세대 △팬트하우스(177P, 234P) 6세대다.

내부는 남향위주로 배치, 판상형 4Bay 4Room(일부)에 드레스룸, 펜트리까지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특화설계를 실현했으며, 단지 내에는 휘트니스, 수영장(2단지), 실내골프연습장, 다목적 체육관 등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도안호수공원 3블록 분양 낙첨자만 17만명에 달해 이들이 대전 아이파크 시티에 참여할 경우 분양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것”이라며 “중대형 평형 수요자들 중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낙첨자들이 다시 중대형에 청약할 가능성이 높고, 입지여건도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에 비해 더 낫다는 점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각종 규제로 보합세로 가고 있지만 대전은 아직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면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역세권과 함께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들어설 도룡지구 등에서 추가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달로 예정된 도안 아이파크 시티가 분양되면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기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등 도안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의 동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정부 정책과 대출 규제 등으로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