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AI 활용 어느 정도일까요?

by강경훈 기자
2017.12.02 06:00:00

[강경훈의 萬藥에]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정부 4차산업혁명 위원회 추진 계획에 포함
화이자·테바 등 신약개발에 AI 활용
美,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해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달 30일 정부가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이 신약개발에 AI를 활용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AI가 의료현장에 적용된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IBM이 암진단용 ‘왓슨 for 온콜로지’를 개발해 가천대병원 등에서 쓰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AI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신약후보물질의 분자구조와 독성, 적응증에 대한 라이브러리를 분석해 이상적인 구조와 부작용 가능성이 큰 환자들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AI를 신약개발에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화이자입니다. 화이자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암에 대한 수 많은 자료를 학습분석해 표적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가설을 만듭니다. 세계 최대 제네릭 제조사인 테바도 호흡기, 중추신경계,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프레드릭 국립암연구소,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글로벌 제약사인 GSK, UCSF 등이 항암제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AI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습니다. ATOM이라고 이름붙여진 컨소시엄인데요. 기업과 연구소에 축적된 수 많은 생물학적 데이터를 수퍼컴퓨팅과 AI를 활용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부작용이 적을 환자군을 예측해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기간을 줄이는 게 이 컨소시엄의 목표입니다. 최장 6년이 걸리는 후보물질 도출 기간을 12개월로 줄이겠다고 합니다.

신약개발은 수십만개의 후보물질 중 독성, 부작용, 효과 등을 고려해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물질은 예전에는 더이상 개발되지 않고 사장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물질들도 특정 환자나 다른 질환에는 치료제로 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고 이를 분석하는 데에는 AI만한 게 없습니다.

모쪼록 정부도 2022년까지 신약후보물질을 129개로 늘린다고 하니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