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효율 높이기'…중형기 투자 늘린다
by노재웅 기자
2017.06.19 06:00:00
대한항공·아시아나 3년간 대형기 도입 계획 없어
고효율 기종으로 탄력적 노선 운영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기에서 고효율 중형기로 대형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고유가 기조에 대응하는 한편 비성수기 탄력적인 노선 운영에 따른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지난 3월부터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B787-9) 2대를 도입해 기존 43대였던 중형기를 45대로 늘렸다.
대한항공은 이 항공기를 오는 2019년까지 8대 더 추가해 장거리 노선에 전략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형기 투자를 마무리한 이후에는 B737-Max, A321-Neo 등 신형 소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보잉 B787-9는 좌석 수 250~290석의 중형급으로 분류되지만, 동급 타 기종 대비 약 20%의 연료 효율성을 지니고 더 긴 운항거리(1만4800~1만5750㎞)를 갖췄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인 인천-캐나다 토론토를 포함한 장거리 노선에 비성수기 동안 대형기를 대신해 투입, 수익과 직결되는 유류비를 줄일 계획이다.
반면 2014년부터 추진한 신형 대형기 투입 전략에 따라 40대에서 지난달 기준 48대까지 늘어났던 대형기(A380·B747-400 등)는 3년 뒤 다시 44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20년 이상 된 B747-400 5대를 지속해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미 계약된 B747-8i 1대를 제외하면 앞으로 대형기의 추가 투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말미암아 투자지출 부담도 이전보다 완화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에어버스의 신형 항공기(A350-900XWB)를 연내 3대 추가해 중형기를 기존 34대에서 37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나는 이 항공기를 1년에 3~4대꼴로 오는 2025년까지 총 3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2014년부터 6대에서 8대로 늘려온 대형기는 앞으로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형기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은 탄력적 노선 운영에 따른 연비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경영정상화 집중의 차원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 경영기반 구축을 위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새로 투입하는 차세대 중형 항공기들의 특징은 고효율 기종이면서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대형기 대비 투자비용은 줄이면서 기간과 거리와 관계없이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 항공사들이 중형기를 선호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