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태진 기자
2016.06.14 06:00:00
“제4차 혁명시대 인간·디지털 관계 재정립”
학계 “AI, 두려운 대상 아니다..인간 대체 아직”
로봇·뉴플랫폼 업계 대표 총출동
닉 보스트롬 교수, 기조연설서 초지능 대처법 역설
이어령 이사장, 인류의 미래상 제시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상상 속 학문, 영화 속 소재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AI). 인간 삶과 멀게만 느껴졌던 AI는 어느 덧 우리 곁에 와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컴퓨터와 로봇은 기존 모델에서 AI라는 날개를 달고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첨단기기가 똑똑해지면서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도 생겼다.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초지능시대를 앞두고 있는 이때 인간과 AI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보는 대토론의 장(場)이 펼쳐진다.
오늘(14일)과 15일까지 이틀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하는 제7회 세계전략포럼(WSF 2016)에는 AI석학들과 미래학자, 업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한다. 단순히 AI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초지능시대를 앞두고 인류가 처한 현실과 해결 과제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인류의 등대가 되어줄 이번 행사를 통해 AI와 인간의 공존해법도 모색한다.
포럼 첫째날에는 개회식에 앞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는 자세와 뉴플랫폼 시장을 조명해보는 특별강연이 마련된다.
특별강연1에서는 AI가 핵심인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연구기관, 업계 관계자들이 나와 토론한다. 이 자리에는 로봇개발의 선두주자 김문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박사)이 사회 겸 패널을 맡는다. 패널로는 지능형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는 로보케어 김성강 대표와 AI연구 1세대로 불리는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가 참석한다. 가정용 로봇을 연구 중인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가상화·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틸론의 최백준 대표도 나온다. 이들은 AI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숙명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로봇개발과 네트워크 산업 등에 활발히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강연2는 ‘뉴플랫폼 전쟁, 혁신적 창의로 승부하라’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다. 손미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인 겸 손미나앤컴퍼니 대표가 사회 겸 패널을 맡고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와 유정범 메쉬코리아(배달 앱 ‘부탁해’) 대표, 장영근 Lab6k(메신저 앱 ‘CONG’) 대표가 패널로 참석한다. 이들은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앱 기반의 플랫폼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사(Press), O2O(Online to Offline) 등에 대한 자신들만의 견해를 밝힌다. 또 각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개회식에 이후 이어지는 기조연설에는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인류미래연구소장)가 나온다. 철학과 물리학, 컴퓨터 신경과학, 수리적 논리 등을 두루 섭렵한 그는 현재 인류가 당면한 문제와 해결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 ‘초지능’에서는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AI를 초지능으로 규정하고 로봇과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화두도 던졌다.
보스트롬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올 초지능시대에는 인간이 기계에 지배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기조연설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를 제시할 전망이다. 그는 “동물보다 지능이 뛰어난 인간이 동물을 지배했듯이 초지능을 갖춘 기계가 등장하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인간이 초지능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보스트롬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초지능이 진화해도 법률을 해석하는 일이나 종교의식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인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AI는 인간 편이 될 수 있고 전에 불가능했던 인간 목표를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을 뛰어넘는 AI의 출현은 10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닉 보스트롬 교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이어간다. 그는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언론인과 교수, 평론가 등을 거쳐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AI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견해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