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6.05.04 06:4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재무구조 악화로 위기설이 일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대형 할인매장인 킴스클럽을 매물로 내놨지만 정작 재무구조 개선에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 당시 흥행 실패 요인이었던 뉴코아 강남점을 놓고 이랜드가 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팔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본계약을 앞둔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하 KKR)로부터 받게 될 매각가격이 대폭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KKR과 추후 논의키로한 뉴코아 강남점을 매각 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킴스클럽 관련 매각 협상가격도 대폭 낮아진 상태다. 이랜드측이 당초 기대했던 7000억~1조원 수준보다도 크게 낮아진 4000억~5000억원대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뉴코아 강남점을 포함한 매각가로 거론됐던 1조2000억원대에 비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KKR의 인수 진정성도 떨어진다는 평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예비입찰 단계에서 신세계, 롯데 등 주요 전략적투자자(SI)들이 빠지면서 이랜드측이 KKR에 떠넘기듯 딜이 진행되고 있다”며 “KKR 역시 별다른 진정성을 갖고 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여서 매각 불발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랜드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기 위해 킴스클럽을 내놨다. 킴스클럽 37개 점포 영업권과 각 매장의 장기 운영권이 매각 대상이다. 하지만 킴스클럽의 입지조건뿐 아니라 하이퍼마켓의 수익성도 우려를 사는 대목. 이에 인수 후보들은 뉴코아 강남점 부동산 포함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랜드가 거부하면서 예비입찰 단계에서 신세계, 롯데, IMM 프라이빗 에퀴티(PE) 등 주요 후보들이 손을 놨다. 이랜드는 본입찰 흥행을 위해 뉴코아 강남점 카드를 만지작 거렸지만 결국 제외했다. 이후 이랜드는 우협 대상으로 KKR을 선정하면서 뉴코아 강남점을 매각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추후 협의키로했다. KKR은 인수 의사가 크지 않았던데다 뉴코아 강남점을 놓고 번복이 반복되면서 인수 의지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킴스클럽 딜은 종적을 감춘 상태다. 이랜드는 지난 3월말 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 실사 및 가격 협상을 거쳐 5월 초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랜드그룹은 주력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 동시 매각 패키지로 1조 2000억원 가격을 반영했을 때 부채 비율은 371% 수준에서 303%로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 한신평은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지고 신인도를 회복하려면 킴스클럽 매각과 기업공개 진행이 동시에 진행되야 하고,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 매각가를 적어도 1조400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재무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과 별도로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와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프리IPO 등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IPO 주관사로 현대증권을 선정한 상태로 올 상반기안에 추가 1곳을 더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