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서 한류 바람 일으키는 한국제약사들
by천승현 기자
2016.02.17 07:00:00
LG생과·휴온스, 미용 필러 제품으로 수출 ''껑충''
한미·녹십자, 현지 공장 생산 의약품으로 약진
동아에스티·CJ헬스케어 등 자체 신약 현지발매 채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제약사들의 중국 시장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현지 허가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 진출에 애를 먹었지만 중국 소비자층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현지 영업망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과 휴온스가 지난해 필러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필러는 주로 인체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주름개선용도나 얼굴 윤곽성형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LG생명과학(068870)의 필러 제품 ‘이브아르’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2배 이상 매출이 뛰었고 지난해 이브아르의 전체 매출 370억원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렸다. 2013년 말 중국 시장에 진출한지 2년 만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중국 시장에서 앨러간, 갈더마 등 다국적기업이 구축 중인 선두권을 바짝 추격했다. 지난 2011년 발매된 이브아르는 LG생명과학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히알루론산 필러 제품이다.
LG생명과학은 중국 미용 성형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허가를 추진, 지난 2013년 국내 업체 중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중국 미용필러 제품의 허가등록을 완료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중국 시장 조기진출과 파트너사와의 차별화된 신뢰 마케팅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도 지난해 필러 등의 중국 시장 약진이 돋보였다. 휴온스(084110)는 자회사 휴메딕스가 개발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 중인데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와 전동식 의약품 주입 펌프 ‘더마샤인 밸런스’ 등 의료기기 제품들을 중국에서만 전년보다 128.5% 증가한 363억원어치 팔았다.
휴온스는 지난해 3월 중국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허가를 받고 현지 파트너 업체 북경인터림스에 필러 제품 ‘엘라비에’의 공급을 시작한 이후 첫 해에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휴온스 측은 “중국 정부의 인증을 획득한 국산 히알루론산 필러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 원조 한류를 일으켰던 의약품 ‘겔포스’와 ‘원비디’도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보령제약(003850)의 위장약 ‘겔포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 매출 기준 약 500억원어치 팔렸다. 보령제약은 지난 1992년 중국 심천미강원의약유한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겔포스의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 2004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11년만에 5배 가량 성장했다.
일양약품(007570)의 인삼 드링크 ‘원비디’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2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60억원) 대비 11% 늘어난 수치며 2012년 140억원에서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양약품은 중국 본토 공략을 위해 지난 1997년 길림성 통화시에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설립해 원비디를 현지 생산·판매 중이다. 일양약품 측은 “중국 복건성의 경우 원비디의 지명도가 코카콜라와 비교될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128940)과 녹십자(006280)는 중국에 세운 현지법인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베이징한미약품은 지난해 2047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18.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돌파하며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했다.
지난 1996년 3월 설립된 베이징한미약품은 현지 생산공장과 독자 연구센터를 출범시키면서 연구개발부터 생산·영업 등 전 분야를 모두 수행한다.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 994명, 연구개발 인력이 147명이 포진했다.
어린이 유산균 정장제 ‘마이아미’는 지난해 8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정장제로 기록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중국 수출을 통해 성장기반을 먼저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연도별 베이징한미약품 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한미약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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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006280) 중국법인 녹십자(중국) 생물제제유한공사(GC 차이나)는 지난해 매출 690억원을 거뒀다. 2년 전인 2013년(300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GC차이나는 지난 1995년 중국 안후이성 화이난시에 혈액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공략을 시작했다. GC차이나는 총 면적 3만9600㎡ 규모의 중국 혈액공장을 두고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6개의 영업조직 구성원 280명이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혈우병치료제 등 혈액제제를 판매 중이다.
GC차이나의 최근 급성장의 배경은 알부민의 수요 급증이다. 알부민은 혈장의 주요 성분인 알부민은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는 제품으로 녹십자의 간판 혈액제제다.
녹십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알부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알부민의 시장 규모가 약 3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체개발 신약으로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업체도 늘고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당뇨신약 ‘슈가논’, 항결핵제 ‘크로세린’, 불임치료제 ‘고나도핀NF’ 등의 중국 수출 계약을 맺고 현지개발 및 허가를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폐암신약 수출계약을 맺었고 CJ헬스케어는 중국 소화기 전문 제약사 뤄신과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CJ-12420’의 개발과 상업화에 관한 계약을 지난해 말 체결했다. 일양약품은 중국제약사에 백혈병신약 ‘슈펙트’의 기술이전계약을 맺고 현지발매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