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3.12.24 08:28:4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KDB대우증권은 내년 수출 회복에 내수의 회복이 더해져야 코스피 역시 장기 박스권을 넘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수 위주의 성장정책을 택한 말레이시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일 “수출회복 강도가 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수의 힘을 보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지수인 FBM KLCI(FTSE 부르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종합주가지수 인덱스)는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 중 최근 수년간 가장 양호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 팀장은 “한국은 더 이상 소규모 개방경제로 보기 힘들 정도로 성장했고 말레이시아는 그야말로 소규모 개방경제에 어울리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말레이시아는 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내수를 택했고 우리는 수출을 택한 만큼 의미있는 시사점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최근 말레이시아 증시의 상승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2005년에서 2007년은 한국이 말레이시아보다 나은 성과를 기록했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말레이시아가 한국 증시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2005년~2007년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기라면 2011년~2013년은 디레버리징과 글로벌 저성장의 시대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이 축소되고 환율전쟁과 보호주의 관행이 확산됐다.
김 팀장은 “자유무역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나면 한국증시가 낫고, 보호주의가 팽배해지고 글로벌 물동량이 정체되면 말레이시아가 더 나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이어 “주택 시장 흐름 역시 한국과말레이시아 증시의 성패를 갈랐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의 주택 가격은 상승세이고 현재 우리 주택시장은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올해 주가 지수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영국, 독일 등도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팀장은 “우리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 수출회복은 당연히 전제가 돼야 하지만 수출 회복 강도가 약할 가능성이 높아 내수의 힘도 보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간 코스피의 박스권 횡보 원인이 수출주 주가 부진 탓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자동차 3인방, 그리고 이들에 납품하는 업체들로 지수를 구성하면 이미 3450포인트 수준이다. 이들을 제외한 코스피가 힘을 내야 코스피의 평균치를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팀장은 “기저효과에 기댄 내수의 자생성에 주목한다”며 “주택가격이 반등하고 있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라 내수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