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엔씨소프트 `거품빼기` 나섰다

by이정훈 기자
2009.08.10 08:25:50

"중국 `아이온` 기대 과도했다"…줄줄이 목표하향
"美·유럽에는 기대"…현실화 여부가 관건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엔씨소프트의 대작게임 `아이온`의 중국 실적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도했던 것 같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036570)에 끼어있던 중국 `아이온`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하면서 눈높이를 현실화하고 있는 것.

10일 맥쿼리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20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맥쿼리는 "엔씨소프트의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아이온`이 중국에서 실적 개선세를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로열티 매출이 기대에 못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CFO 역시 최다 동시접속자수가 초기 런칭에 비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하반기에 다소 개선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추정 EPS를 각각 16.9%, 18.7%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도 엔씨소프트 `아이온` 매출 둔화로 중국 로열티 수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낮췄다.

씨티는 "중국에서는 트래픽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 중국 로열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올해와 내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3%, 7%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 가운데 엔씨에 대해 가장 낮은 목표주가인 9만6000원을 제시하고 있는 모간스탠리는 "2분기 실적은 중국에서의 `아이온` 로열티 매출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었지만, 회사가 인정한대로 주국내 사용자가 4월 런칭 때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진도 한국 PC방에서의 동시 접속자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확인했다"며 "현재 주가가 중국과 미국, 유럽에서의 `아이온`에 대한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기대에 근거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투자의견 `비중축소`와 목표주가 9만6000원을 유지했다.

노무라증권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0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2분기에 분기 최대 이익을 내고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아이온`이 출시될 미국과 유럽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회사측도 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었다.

맥쿼리는 "북미에서는 기대가 높았는데 북미 효과가 중국에서의 둔화를 상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주식 투자심리 턴어라운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무라도 "대만과 일본, 유럽, 미국에서의 매출 기대로 로열티 외 `아이온` 매출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0% 높이고 내년 추정치는 1% 낮췄다"며 "중국에서의 사업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지만 다른 해외에서의 `아이온`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 21만8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회사측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8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역시 여전히 보수적인 수준"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