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조 기업 첨단산업 투자 지원 나선 정부…투자·통상장벽 낮춘다

by김형욱 기자
2023.03.16 07:59:23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발표
정부R&D 5년 25조원 투자도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6대 분야에 대한 총 550조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지원사격에 나선다.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이른바 ‘투자특국(投資特國)’을 목표로 기업 투자에 대한 규제·인허가 장벽을 대폭 낮추고,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양자, AI(인공지능)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예산도 매년 10%씩 늘려 5년간 25조원을 투입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같은 날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기업들의 신속한 투자 집행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한다. 먼저 국토교통부의 15개 첨단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계획과 맞물려 관련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한다. 지역 간 이해관계 때문에 인·허가, 전력·물 공급 인프라 구축에 늦춰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금융 규제도 대만 등 경쟁국 수준으로 완화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스탠다드 준칙주의나 첨단산업 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첨단산업 인력을 제때 공급한다는 목표로 특성화대학(원) 지정과 대학 자율성 부여도 확대한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높인다. 대기업은 현재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5%에서 25%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선 국회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여야가 최근 합의한 만큼 조만간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AI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도 매년 10%씩 늘려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25조원 이상 지원한다. 올해 산업부 전체 R&D 예산이 5조6711억원인데, 내년 이후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략기술 쪽에 집중 지원한다는 의미다.



우리 강점인 제조역량을 활용해 전세계 인재들이 모여 첨단 기술을 연구, 교육, 실증하는 ‘한국형 아이멕(IMEC)’도 구축한다. 아이멕은 96개국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벨기에의 반도체 연구인력양성센터다.

미국·유럽연합(EU) 등의 자국 우선주의 움직임에 대응해 통상 역량도 강화한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첨단산업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차례로 시행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중국 첨단산업 발전을 견제하는 성격이 큰 만큼 중국 사업 비중이 큰 한국 기업엔 큰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

산업부는 정부와 기업, 로펌,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첨단산업별 통상협의체’를 구성해 각국의 보호정책에 대응키로 했다. 또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다국적 경제협력체 논의 과정에서 첨단산업에 대한 새 국제규범 설정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첨단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으나 이에 대한 지원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가 총력 지원체제를 구축해 2030년 첨단산업 초강대국으로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표=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