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05.26 07:30:39
담낭염 환자 절반이 60대 이상, 급체와 헷갈릴 수 있어 주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나이가 들수록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고 넘겨짚는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과 복통이 동반해 지속된다면 담낭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담낭염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빈도가 높고, 급체로 오해하고 방치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쓸개라고도 불리는 담낭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보관하는 장소다. 담즙은 담낭에 보관돼 있다가 담낭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면서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돼 담석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담석은 담낭관의 입구를 막아 담낭에 염증을 일으킨다. 담낭염의 대부분은 담석에 의해 발병하게 되며 담석의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층이 담낭염을 주로 앓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담낭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5만 4,88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60대 환자가 1만 985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만 225명)와 70대(9,371)가 뒤를 이었다. 전체 환자의 절반에 달하는 60대 이상 환자는 2만 7,362명으로 지난 2015년보다 약 52%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염의 주요 원인인 담석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깊다. 높은 콜레스테롤 포화지수는 담낭이나 담낭관에 담석을 맺히게 해 담낭염을 유발한다. 기름진 육류 위주의 식단이나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은 콜레스테롤 포화지수를 높여 담석과 담낭염 위험을 높인다. 또, 나이가 들수록 콜레스테롤 포화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역시 고령층의 담낭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담낭염은 급성 담낭염과 만성 담낭염으로 분류 할 수 있다. 급성 담낭염은 90%가 담석으로 인해 발생한다. 담낭이 자리 잡고 있는 우측 상복부에 통증이 느껴지며 발열과 황달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배에 가스가 찬다거나 헛배가 부른 불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를 급체라 생각하고 제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지속적인 소화불량과 함께 숨을 깊게 들이켰을 때, 우측 상복부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 담낭염은 담석으로 인해 담낭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서 본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 담낭염은 급성보다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거나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
통증이 지속되는 담낭염은 담낭암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주로 담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이 시행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데, 복부에 1cm 내외의 구멍을 뚫어 복강경으로 복부 내부를 관찰하면서 진행한다. 수술로 인한 손상 범위가 작다 보니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편이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위 내시경 검사만 받는 것 보다 담낭 초음파 검사를 같이 시행해 볼 것을 권유한다”며 “담낭염등의 질병이 발견되면 외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름진 육류 위주의 식사를 자주 하는 것을 피하고 식이섬유 함량이 많은 채소류와 비타민, 칼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담낭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