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은구 기자
2020.08.15 08:41:20
정덕현 평론가 첫 드라마 에세이 출간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착각하지 마라. 분풀이 좀 했다고 복수가 되는 거 아니다. 야구 빳다 같은 거 백날 휘둘러봐야 그 사람들 네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할걸? 진짜 복수 같은 걸 하고 싶다면 그들보다 나은 인간이 되거라. 분노 말고 실력으로 되갚아줘. 알았니? 네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대사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지친 하루를 보내고 반지하 방으로 돌아와 널브러진 삶 속에서 드라마 한 편에 주르륵 흘리는 눈물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때론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때론 괜찮다고 토닥여주며, 때론 같이 화를 내주기도 한다. 위로와 위안은 드라마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이 첫 드라마 에세이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가나출판사)를 출간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책에서 “명대사란 멋진 말이 아니라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무심하게 살아가다 어느 날 문득 마주하게 된 드라마 속 평범하디 평범한 대사 한마디가 비수처럼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고 한다. 다 큰 어른이 목놓아 꺼이꺼이 눈물을 흘리게 하고, 혹은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 빙긋빙긋 웃게 만든다. 그 사이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처한 어떤 현실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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