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조원` 불붙는 해외주식 투자…증권사 경쟁 치열
by이후섭 기자
2019.01.17 06:10:00
지난해 해외주식 결제대금 36.6조원…전년比 43%↑
온라인 소액투자 늘어…최소수수료 `폐지` 확산
환전수수료 부담도 덜어…연초 마케팅 경쟁 `후끈`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금뿐 아니라 각종 상품을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는가 하면,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붙어 최소수수료를 폐지하는 경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증권예탁결제 중 주식 결제대금은 326억달러(약 36조6000억원)로 전년(227억달러)대비 43% 급증했다. 지난 2011년 31억달러에 그쳤던 해외주식 결제대금은 2015년(140억달러) 100억달러를 넘기더니 2017년에는 200억달러, 지난해 300억달러를 연이어 돌파했다. 올해에는 지난 15일 기준 이달 해외주식 결제대금이 9억3000만달러(약 1조원)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해외주식 거래를 하려면 각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에게 거래를 요청해야만 했으나, 증권사들이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한 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손쉽게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에 온라인을 통한 소액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가 점입가경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가 과열 경쟁으로 인해 사실상 무료인 상황에서 해외주식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해외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는 평균 0.25~0.4%로 오프라인(0.5~0.7%)에 비해 낮다. 대다수 증권사가 미국·중국·홍콩·일본·베트남 등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국가에 대해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차이는 크지 않다. 이에 증권사간 경쟁은 최소 수수료 폐지로 번지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 시 매매금액과 상관없이 징수하던 최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가장 먼저 미국·중국·홍콩·일본 주식 투자 시 최소 수수료를 없앴다. 이어 NH투자증권·키움증권이 최소 수수료를 없애는데 동참했으며, 최근 KB증권도 미국·중국·홍콩·일본 등의 주식 거래에 대한 최소 수수료를 일괄 폐지했다. 소액 거래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없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해외 주식을 쪼개 사들일 수 있는 `소수점 주식구매`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지난해 말까지 최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환전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 등은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도입해 별도의 환전 없이 바로 거래 주문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통합증거금은 보유 중인 원화나 외화 뿐만 아니라 당일 매도한 국내주식 자금으로 해외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KB증권도 자체 시스템을 적용한 실시간 환전처리 서비스를 개시해 고객의 환전 수수료 부담을 없앴다.
연초부터 마케팅 경쟁도 쏟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말까지 해외주식을 온라인으로 매수하면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22만원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최대 6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 해외주식 모의투자 대회 등 각종 이벤트를 펼친 데 이어 올해에도 해외주식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도 오는 2월 22일까지 거래금액별로 최대 3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며, 기간 내 거래고객 중 추첨을 통해 황금돼지 1돈, 5돈, 10돈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