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회복·은산분리 완화…훈풍에 돛 단 카카오
by이슬기 기자
2018.08.11 08:58:59
2Q 실적 감소에도 열흘 간 주가 13.7%↑
신사업 진출 효과 가시화로 1Q 대비 영업이익 개선 영향
하반기, 은산분리 완화·카카오M 합병·카카오게임즈 상장 등 호재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카카오(035720) 주가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고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부담으로 당장의 실적은 좋지 않겠지만 은산분리 규제완화와 주요 사업부문들의 동반성장 추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엔 매출이 회복되고 주요 자회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99% 오른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우려가 지속되면서 꾸준히 주가가 하락해 지난 5월 말에는 10만3000원으로 최저가를 찍기도 했다. 지난 1월 초 16만250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무려 36%나 급락한 것이다.
카카오가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던 영향이 컸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급감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진출 효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6월 이후 상승세를 탔다. 카카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3.7% 상승했다. 지난 9일엔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나 하락한 276억원이라고 발표했음에도 1분기 대비 영업이익 둔화세 개선이 보인다며 주가가 하루만에 5% 넘게 올랐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9조7600억원으로 10조원을 목전에 뒀다.
증권가에선 상반기 투자가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AI 관련 비즈니스 등 신규 사업분야의 수익성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어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면서도 “카카오는 기본적인 플랫폼 트래픽의 성장을 통한 광고·커머스 창출, 뱅크·페이, 모빌리티 등 연관 사업군의 동반성장 추세가 견조하게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의 은산분리 규제완화 움직임은 카카오의 훈풍에 돛을 달았다는 평가다. 8월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통과하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 가치 확대에 나서면서 카카오플랫폼을 활용한 핀테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 급 성장한 카카오뱅크의 지분가치 현실화가 가능하다면 카카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앱투앱 신용카드 사업확대,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핀테크 활용이 가능하다”며 “카카오에게 규제완화는 용이 물을 만난 셈으로 향후 카카오뱅크의 성장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예정 등 자회사의 예정된 변화도 호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M과 오는 9월 합병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톡에 멜론 플레이어를 전면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용자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은 우수 IP 확보, 마케팅 활동 등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며, 카카오M 합병으로 이용자 확보가 용이해질 전망”이라며 “자회사의 긍정적 변화는 카카오 보유 지분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